[2024 원 아시아] 한국 심사위원 인터뷰① 김유리 이노레드 CD"크리에이티비티 업계에 같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친밀감 형성"
  • ▲ 김유리 이노레드 CD. ⓒThe One Club for Creativity
    ▲ 김유리 이노레드 CD. ⓒThe One Club for Creativity
    [마닐라 = 유다정 기자] 아시아의 문화적 맥락을 반영한 크리에이티브를 평가하는 2024 원 아시아(ONE Asia Creative Awards)에서 심사위원으로 활약한 김유리 이노레드 CD가 브랜드브리프와 만나 올해 심사 경험을 공유했다. 다양한 아시아 문화권의 경계를 넘으며 새로운 트렌드 발굴과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강조한 김 CD는 한국 크리에이터들에게 더 많은 도전과 출품을 통해 기회를 잡으라고 조언했다.

    김유리 CD는 패널 B를 맡아 필름&비디오(Film & Video), 라디오&오디오 퍼스트Radio & Audio-First), 무빙 이미지/사운드 크래프트 & 프로덕션(Moving Image / Sound Craft & Production), 다이렉트 마케팅(Direct Marketing), 소셜 미디어(Social Media)를 심사했다.

    본인만의 심사 기준은?
    원 아시아는 아시아 문화권이 갖고 있는 디테일한 맥락, 컨텍스트를 느끼고 잘 이해할 수 있다는 면에서 주목할 만한 광고제다. 심사를 할 때 그 크리에이티브가 나오게 된 문화적 배경을 좀 더 고려하고자 했다. 

    아시아라도 문화권이 다른데 이질감은 없었나?
    다행히 싱가포르나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이런 데도 생각보다 한국과 크게 다르다고는 느끼지 않았다. 꽤 많은 부분들이 비슷하구나, 생각했다. 또 심사위원단이 잘 이해를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 나라를 대표하는 심사위원들이 디테일한 설명을 해줘서 무리 없이 심사했다. 최대한 서로 '리스펙트'하는 심사를 하자는 것이 주된 요소였다. 안 좋은 점을 찾아내서 아쉬운 점을 얘기하기보다는 그 케이스가 갖고 있는 좋은 점들을 가지고 얘기 해보자는 주의였다.

    가장 인상 깊은 캠페인은?
  • 심사위원단에서도 좋은 점을 이야기 했을 때 많이 언급됐던 일본의 애플 캠페인이다. 일본의 망가(만화) 장르를 현실로 영상화한 것, 2D를 3D적인 리얼함으로 담아낸 지점이 재미있고 독특했다. 디렉션부터 프로덕션, 디자인, 배우들 뭐 하나 빠질 것 없이 완전한 캠페인이었다.
  • ▲ 콜게이트의 #FreeYourSmile 캠페인. ⓒColgate Palmolive Company
    ▲ 콜게이트의 #FreeYourSmile 캠페인. ⓒColgate Palmolive Company
    개인적으로는 콜게이트 싱가포르의 #FreeYourSmile 캠페인이 마음에 들었다. 치아가 못생겼다는 이유 등으로 자신의 미소를 감추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치약 브랜드로 유명한 콜게이트가 자신의 미소를 사랑하라는 캠페인을 벌인 것이다. 긍정적인 메시지를 잘 알린 것은 물론, 브랜드 렐러번스(Relevance·연관성)도 높았다고 생각한다.

    심사 중 캐치한 올해의 키워드는?
    심사 카테고리도 다양하고 여러 작품들이 쏟아지다 보니 하나로 말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다만 틱톡을 메인으로 하면서도 유머 코드를 강조하는 것이 눈에 띄었다. 꼭 어떠한 맥락이나 스토리가 있다기 보다는 MZ세대들에게 이슈가 되고 퍼져나갈 수 있는, 바이럴될 수 있는 요소들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또한 기후 변화, 환경 문제를 짚어주는 캠페인들도 많았다. 

    심사 후 느낀점이 있다면?
    원 아시아는 네트워킹이 잘 된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나라에서 왔는데도 크리에이티비티 업계에 같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친밀감이 형성되고, 정보도 많이 공유했다. 우리가 만든 크리에이티브를 해외에 알리기도 하고, 해외 트렌드를 알게 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네트워킹하는 것이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다. 

    한국 크리에이터들에게 조언 한 마디
    일단은 출품 자체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 일단 이번 원 아시아에서는 한국 작품이 손에 꼽을 만큼 너무 적은 반면, 수상의 가능성이 논의되는 작품들을 봤을 때 한국의 작품들이 절대 밀리는 느낌은 아니었다. 해외 광고제에 관심을 갖는 그 자체로도 기회일 수 있다.

    원 아시아 수상 팁은?
    문화적 맥락을 많이 보는 광고제인 만큼, 이 크리에이티브가 어떤 상황에서 출발했는지 최대한 설명을 상세하게 기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세부 카테고리에 '캐스팅'이 있다. 일례로 일반 직장인들이 많이 입는 의류 브랜드에서 누가 봐도 공감할 수 있는 일반인스러운 모델을 기용을 했는데, 이것을 포인트로 잡아서 출품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세부적으로 노려볼 수 있는 카테고리들이 있으니 잘 살펴보기를 바란다. 

    김유리 이노레드 CD는 광고 업계에서 11년 이상의 경험을 갖춘 전문가로, 버거킹, 리복 우먼스, 노스페이스, 아이오페(IOPE) 아모레퍼시픽, 빙그레, 삼성카드, 힐세리온(Healcerion) 등 다양한 브랜드 캠페인을 제작해왔다. 해당 캠페인들로 클리오(Clio)와 뉴욕 페스티벌 어워드(New York Festival awards), 애드페스트(Adfest), 대한민국광고대상 등에서 다수 수상했으며 칸 라이언즈(Cannes Lions) 쇼트리스트에 3차례 오른 바 있다.

    한편 2024 원 아시아는 10월 10일~12일 현장 심사를 거쳤으며, 파이널리스트에겐 개별 이메일로 통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