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견인 주택부문, 정부 전방위 압박에 흔들해외건설, 국제유가 불확실성에 중동 등 발주 부진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현실화 속 '불안감' 확대
  • ▲ 자료사진. 싱가포르 투아스 핑거3 매립공사 현장 내 케이슨 제작장 전경. ⓒ현대건설
    ▲ 자료사진. 싱가포르 투아스 핑거3 매립공사 현장 내 케이슨 제작장 전경. ⓒ현대건설

    오는 22일 삼성물산을 시작으로 건설업계 2분기 잠정실적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 건설사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몇 년간 실적을 견인해 온 국내주택 부문이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 헛물만 켜고 있고, 해외 역시 발주시장 여건 개선이 더뎌지면서 답보 상태에 마물러있기 때문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치 분석 결과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 등 5개사의 총 영업이익은 1조412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1조2049억원에 비해 13.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1조6705억원에서 19조5543억원으로 9.76%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2분기 매출 7조8278억원, 영업이익 2377억원의 영업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2분기에 비해 매출 1.25%, 영업이익 37.1% 각각 하락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5개사 중 가장 큰 낙폭이 될 전망이다.

    영업이익 감소의 원인은 지난해 2분기에 고마진 하이테크 등 그룹사 건설 매출이 집중되면서 예외적으로 이익 수준이 높았고, 2분기에도 호주 도로공사·홍콩 지하철 등 일부 해외 현장에서 납기 연장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상사 부문도 지난해에 비해 원자재가격 부진으로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익기여도가 높은 건설 부문과 상사 부문의 동반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건설은 2분기 매출 4조2520억원, 영업이익 2412억원의 영업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2분기에 비해 매출은 0.28%, 영업이익은 9.23% 늘어날 전망이다. 5개사 중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매출의 경우 별도 기준 주택 부문의 경우 '힐스테이트 리버시티', '개포8단지' 등 자체사업 비중이 31%로 확대됨에 따라 원가율도 1분기와 유사한 81%로 개선될 것으로 추정된다. 플랜트와 토목 부문은 저마진 현장들이 정리되면서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회복될 전망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해외 손실사업 준공에 따른 기저효과로 이익이 개선돼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전망"이라며 "환율 상승에 따른 영업외이익 증가로 순이익 개선폭은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림산업은 2분기 매출 2조4581억원, 영업이익 2293억원의 영업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2분기에 비해 매출은 16.8% 줄어드는 반면 영업이익은 1.96% 증가할 전망이다. 영업이익률은 9.33%로 5개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저수익 현장 완공 효과 지속으로 건축·주택 부문 매출액이 별도 기준 33.6%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연결 자회사인 삼호의 연간 매출액이 1조원을 넘어서는 분기별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사 실적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플랜트 부문도 원가절감 노력에 힘입어 양호한 마진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유화 부문은 원유가격 하락에 따라 실적이 견조할 전망이다.

  • ▲ 2019년도 2분기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 건설사 실적 전망 분석. 자료=증권사 보고서 및 각 사 반기보고서. ⓒ뉴데일리경제
    ▲ 2019년도 2분기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 건설사 실적 전망 분석. 자료=증권사 보고서 및 각 사 반기보고서. ⓒ뉴데일리경제

    대우건설은 2분기 매출 2조1325억원, 영업이익 2247억원의 영업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2분기에 비해 매출 28.0%, 영업이익 29.0% 각각 줄어들 전망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5개사 중 최대 낙폭이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1분기 실적 부진의 원인이었던 플랜트 공종의 수익성이 정상화되겠지만, 매출액 둔화 및 본사 이전 비용 반영 등에 따른 판관비 비율 증가로 5%대 초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주택·주택 부문의 경우 지난해 인허가 지연과 분양일정 이월에 따른 매출액 감소 여파 지속으로 이익도 줄어들 전망이다. 토목은 기존 현장 종료 등에 따른 매출액 감소 및 지난해 이익 역기저 효과로 이익이 반토막날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은 2분기 매출 2조8837억원, 영업이익 2181억원의 영업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2분기에 비해 매출은 19.4%, 영업이익은 0.52% 각각 줄어들 전망이다. 영업이익률은 6.12%에서 7.56%로 1.44%p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플랜트·전력 매출 둔화와 높은 실적 기저 부담으로 매출액은 1분기에 이어 전년동기대비 두 자리 수 감소세를 시현할 전망"이라며 "전사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건축·주택 매출은 지난해보다 10% 감소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건축·주택 부문의 경우 지난해 부동산 규제 강화 여파로 분양 일정이 일부 지연되면서 매출액이 감소했지만, 원가율 개선 등 마진율 정상화에 따른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 전반적인 외형 감소에도 주택 부문의 이익 방어에 양호한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정부의 고강도 주택시장 규제와 해외수주 부진이 이어지면서 실적 개선을 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의 대책으로 부동산 투자심리가 위축됐으며 대부분 주택경기 지표가 둔화세를 시현하고 있다"면서 "해외수주 시장 역시 유가 불확실성이 이어지며 단기 부침이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현실화되면서 업계 전반에 불안감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민간택지에도 상한제를 실시할 경우 주택공급이 크게 줄어 수익원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상한제가 도입되면 기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통제 때보다 분양가가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수익성에 따라 보수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건설사도 늘어날 뿐만 아니라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무산되는 사례도 속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