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재 의존도 낮고 공급선 다변화로 타격은 미미LG화학-SK이노, 국내 양극재 및 분리막 증설 활발배터리 생산 글로벌 상위권 차지… 日 공급 제한 어려울 듯
  • ▲ ⓒ
    ▲ ⓒ
    일본의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 제외 결정으로 국내 산업계에 미칠 영향에 촉각이 모아지는 가운데 자동차 배터리 업계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소재에 대한 의존도가 낮고 공급선도 다양해 사실상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은 일본의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 제외 조치 결정이 내려지자 향후에 미칠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국내 업계가 생산하고 있는 배터리는 리튬이온전지로 양극재와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이 4대 핵심 소재다.

    양극재 및 음극재와 분리막을 적층하고, 두루마리 형태로 감아서 용기에 삽입한 후 전해액을 주입하고 밀봉해 제조한다. 여기서 양극재와 음극재는 배터리의 성능을 결정하고, 전해액과 분리막은 배터리의 안정성을 좌우한다.

    이들 소재의 구성비를 보면 양극재가 3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뒤를 이어 음극재가 17%, 전해액이 16%, 분리막이 14%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양극재와 분리막에 대한 수출 규제 피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정작 업계는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 소재는 일본의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이지 않고 제조 업체도 다양해 생산 차질 및 산업 경쟁력 하락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 

    양극재와 음극재의 경우 국내 업체들의 생산시설 증설이 활발히 이뤄지며 비중은 15%에 불과한 수준이다. 수입 비중이 83%에 달하는 분리막 역시 원천 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있고 최근 설비 확대 추세에 있어 일본의 수출 규제가 큰 의미가 없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LG화학은 구미시 국가산업 5단지 내 6만여㎡ 부지에 약 500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양극재 공장을 건설한다.

    신설 공장은 내년 중 착공을 시작해 투자가 완료되는 2024년 이후에는 연간 약 6만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6만t은 고성능 순수 전기차(EV, 380km 이상 주행이 가능) 기준 약 50만대분의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와 중국에서 분리막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충북 증평에 10, 11호기의 생산라인 가동에 이어 올 11월경 완공을 목표로 2기의 추가 생산시설을 확충 중이다. 분리막 기술은 일본에 이어 세계 세번째로 확보한 자체 기술이다.

    공장 완공 시 연간 생산량은 현재 3억6000만㎡에서 총 5억3000만㎡로 증가하게 된다. 이를 통해 습식 분리막 세계시장 2위 사업자로서의 시장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될 전망이다. 이어 내년 3분기 양산을 목표로 중국 현지에 생산공장 건설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경우 생산량 기준 글로벌 상위 기업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일본 소재 기업들이 쉽게 물량을 줄이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등 해외 업체들을 통해 공급을 받을 수 있어 생산 등에서 크게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