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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trade war)에 이어 중국에 대한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등으로 환율전쟁 등 두 개의 전쟁이 동시에 터지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한국 경제는 미중 무역전쟁에다 일본의 수출규제까지 겹쳐 믿고 의지할곳 하나 없는 '사면초가'신세로 전락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추경이나 금리인하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 전략을 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중 무역·환율 전쟁에 일본의 반도체 규제까지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중국에 대한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등으로 환율전쟁 조짐까지 보이면서 글로벌 경제는 나빠지고 있고 그 충격이 꽤 크고 오래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중 무역갈등에 대한 불안감은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정부 기관이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의 통신·감시 장비를 구매하지 못하게 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미국 상무부가 중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5조3천억원 규모의 중국산 목제가구에 고율관세를 물리기로 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보복과 환율 전쟁 여기에 일본의 대 한국 수출규제까지 불거져 향후 한국 경제에 대한 하방 리스크는 더욱 확대됐다.
장재철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 미중 무역협상 이후 실물지표와 심리지표 부진이 지속되면서 하반기 경기 개선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향후 경기를 나타내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작년 3월 이후 추세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미중 무역분쟁이 최악으로 치달으면 2022년 한국의 실질 GDP가 3.3% 감소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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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율 1250원까지 갈수도…반도체 수출도 어려워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8일 발표한 '미국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전개와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단기적으로는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신흥국 통화 약세로 원화는 위안화 동조화 속에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IEP는 환율조작국 지정에 따른 중국 제품에 대한 미국의 보복관세 부과 등으로 한국 기업이 미국 시장에서 대(對)중국 수입이 대한국 수입으로 대체되는 무역 전환 효과는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즉 원화의 급등락은 계속되고 수출로 얻는 이익도 거의 없는 '고난의 행군'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제가 망가지면 그 다음은 원화 가치 하락이다. 9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2원 오른 달러당 1,209.6원을 나타냈다.
미국의 경제전문가인 손성원 미 로욜라 메리마운트대학 교수는 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한국경제에 있어 노동력과 생산성이 중요한데 노동력이 늘어날 가능성은 별로 없고, AI(인공지능)와 같은 하이테크 IT로 생산성을 신장해야 한다"면서 "이런 것을 위해 정부가 장기전략을 만들고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 교수는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외여건에 어려움이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은 내년에 1,250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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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부정하지 말라…일본과는 차분하게 대응해야"
기업가들은 미중 무역분쟁과 환율전쟁은 불가항력인데 여기에 한일 양국 정부가 불확실성까지 확대하고 있어 골치가 아프다고 하소연한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그의 페이스북에 "대기업들을 부정하고 악마화하고 끊임없이 공격하고 해체 못해서 날뛰던 저격수들이 돌연 일본이 우습고, 일본이 우리의 경제력에 의해 지는 해이고, 우리 무릅 아래 꿀릴 수 있다고 난리들을 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태 교수는 "그 무적의 경제력이 갑자기 어디서 왔느냐"며 "한국 경제 발전사를 그렇게 부인하던 '중소기업 대망론자'들이 자신감을 넘어 우리끼리 세상을 평정할 것처럼 기세가 등등하다"고 혀를 찼다.
이 교수는 "빌 게이츠는 '진짜 뛰어난 인재를 고용하려면 탄력적 근무 시간을 허용해야한다'고 말했다. 그것이 직원들이 회사를 더 오래 다니게하고, 만족도와 생산성도 높이는 길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가 도입한 규제들이 우리 경쟁력 강화와는 거리가 있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이렇게 해서는 국내 경쟁력 강화가 어렵고 대외변수에 더 취약할 수 밖에 없다는 우려인 셈이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 '한일 갈등, 어떤 것을 국산화해야 할까요'라는 글을 통해 "일본 이외의 국가의 기업에서 대체품을 경쟁력에게 만들어 우리에게 수출할 수 있다면 그런 것은 국산화할 필요가 없고 일본 기업들만 생산하는 것이 국산화의 일차 대상"이라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 국내 수요가 충분해서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는 것, 전 세계를 대상으로 판매할만한 기초역량이 있는 것을 국산화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SG) 이코노미스트는 그의 페이스북에 "트럼프의 대중 무역 전쟁 진행 과정과 비교해 볼 때, 일본 정부가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한국과의 무역 전쟁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 일본이 일단 칼로 정말 찌르지는 않기로 결정한 것 같습니다. 우리도 차분하게 대응해야 하겠죠. 올림픽 보이콧이라뇨, 제발 진정하세요"라고 민주당에 자제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