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中 수출 '뚝'…사업재편 '시급'2분기 수출액 31% '급감'… OLED도 6% 줄어수출단가 23% 하락… "사실상 원가 수준 근접"삼성디스플레이, 충남 공장 '가동 중단' 검토도
  • ▲ 자료사진. ⓒLG디스플레이
    ▲ 자료사진. ⓒLG디스플레이
    한국 디스플레이산업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의 생산확대로 공급과잉이 초래되면서 LCD패널을 중심으로 단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대 수출국인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

    특히 LCD 가격은 생산원가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OLED 등 고부가 중심으로의 사업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2분기 디스플레이 수출액은 49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1.5% 감소했다.

    OLED 수출은 전년 동기 수준을 유지했지만, LCD는 같은 기간 39.9% 급락한 20억6000만달러에 그쳤다. LCD의 경우 수출물량은 3.3% 증가했음에도 가격 하락으로 인해 수출액이 큰 폭 감소한 것이다.

    무엇보다 최대 수출국가인 중국에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올 2분기 대(對)중국 LCD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5% 급감했으며 OLED도 6.0% 감소했다. LCD의 경우 지난 1분기 21.3%의 하락율을 보인 것과 비교해 감소 폭이 가파르다.

    이는 중국이 LCD를 중심으로 디스플레이 생산을 확대하면서 가격 하락이 심화되고 있는 데다 국산화 정책의 일환으로 BOE 등 자국 패널업체로부터 물량을 조달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미 LCD 시장은 BOE가 출하량 기준으로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확고히 다져가고 있다. IHS마킷 집계 결과 지난해 전세계 대형 TFT-LCD 패널 시장은 BOE가 점유율 23%로 1위에 올랐다. 여기에 BOE와 CSOT 등 중국 업체들의 신규 10.5세대 LCD 팹 가동도 앞두고 있어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급과잉 속에서도 정부 지원 하에 '치킨게임'을 지속할 수 있는 중국 업체들과 달리 국내 기업들에게 가파른 가격 하락은 부담스럽다. 올 1분기 LCD 수출단가가 전년 동기 대비 23.2% 감소한 데 이어 2분기도 23.6% 하락했다.

    이로 인해 LCD 매출이 전체의 70%가량 차지하는 LG디스플레이는 올 들어 2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가 발생했다.

    이미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난항 등 불확실성 증가로 6월부터 가격 하락폭이 확대됐다"며 "LCD 가격은 생산원가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기업들도 사업전환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수년 전부터 OLED 투자에 착수한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의 8.5세대 OLED 생산공장이 본격 양산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또 파주 P10 신공장을 당초 계획했던 10.5세대 LCD 대신 OLED 라인으로 선회했다. 최근에는 이 공장에 3조원을 투자해 대형 OLED 생산 인프라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이르면 2021년에 가동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올 상반기 폴란드에 있던 LCD 모듈 생산법인을 청산한 데 이어 파주의 일부 LCD 생산라인을 폐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도 LCD 생산량을 줄이려는 분위기다. 충남에 위치한 8.5세대 LCD 공장의 일부 생산라인을 폐쇄하고 QD-OLED 전환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투자 시기는 아직 확정하지 못한 모습이다.

    이와 관련,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LCD 생산라인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향후 투자에 대해서는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부터 중국의 공격적인 투자로 LCD 업황 침체가 올 것이라고 예상됐지만, 이제 그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국내 기업들은 LCD 생산을 줄이는 한편 OLED 등 고부가 제품의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