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참치캔 제조 기업 태국 타이유니언, 참치 기름 정제 사업 착수참치·해조류 오메가-3 시장, 2024년까지 연 11.04% 성장블루오션 가까운 시장, 한국 신사업 기회로 작용 가능
  • 세계적인 참치 통조림 제조기업인 타이유니언그룹(Thai Union Group)이 참치에서 추출된 기름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사업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국내 우리 업체들에게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될 가능성에 대해 주목된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참치·해조류 오메가-3 시장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11.04%로 성장해 2024년에는 15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시장조사업체 '모도 인텔리전스(Modor Intelligence)'는 특히 아시아 시장은 아직 유럽·북아메리카와 같이 오메가-3 지방산 시장이 발달하지 않았으며, 아프리카·남아메리카보다 소비자의 구매력이 높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아직 블루 오션 시장에 가깝기 때문에 투자 가치가 있는 시장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 타이유니언은 독일 북부 로스토크(Rostock) 지역에 생선 기름 정제 공장을 세워 자체적으로 참치 오일을 정제, 판매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타이유니언은 기존 매출의 50% 가량을 참치 통조림 판매로 올리고 있었지만, 지난해 매출이 1.2% 감소하는 등 신성장동력의 필요성이 대두되자 '참치 기름(tuna oil)'을 내세운 신사업에 나선 것이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타이유니언은 정제 어유와 생선 머리, 피부, 눈, 뼈와 같은 부산물로 만든 다른 고수익 제품의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참치기름의 경우 이윤이 최대 30%에 이른다. 약 10%의 이윤이 나는 참치통조림에 비해 높은 수치다.

    참치기름에는 이유식의 핵심 성분인 오메가-3와 DHA가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DHA는 불포화 지방산의 한 종류로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식품으로 섭취해야 할 필수 영양소로 유아의 지능발달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타이유니언은 당초 호주 누 메가(Nu-Mega), 네덜란드의 'DSM', 일본의 닛스이(Nissui) 등 기름 정제, 판매 기업에 기름 원유를 공급해왔지만 이유식 시장 등 참치 기름의 가능성을 엿보고 직접 정제, 판매에 나선 것이다. 참치 기름 외에도 참치 껍질은 젤라틴, 뼈와 지느러미는 단백질 제품으로 만드는 등 다른 부위로도 부가가치 생산을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이미 중국에서 참치기름의 생산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중국은 '두 자녀 정책' 등의 시행 등을 시작으로 이유식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다. 중국의 영유아 이유식 시장의 규모는 2008년 25억위안(한화 약 4236억원)밖에 되지 않았지만 2017년 158억 위안(2조6773억원)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시장규모가 200억 위안(3조3890억원)에 접근했으며, 업계에서는 향후 5년 이내에 중국의 영유아 이유식 시장이 계속해서 매년 15~20%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2008년 '멜라민 분유 파동'의 영향이 아직 사그라들지 않았기 때문에 성장에 한계를 겪고 있다. 타이유니언은 이를 노리고 공장을 태국이 아닌 독일에 설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아식품의 허브인 유럽은 DHA와 같은 오메가-3 지방산의 수요가 많을 뿐만 아니라 '독일 제조'라는 국가 브랜드가 추후 판매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주목할 점은 태국 참치캔 제조에 사용되는 냉동 참치가 한국의 중요한 수출 품목이라는 점이다. 태국으로 수출되는 냉동 참치는 한국의 대(對)태국 식품 수출 품목에서 최근 3년 동안 부동의 1위를 지켜오고 있다. 

    많은 양의 참치를 태국에 수출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참치 기름 정제 사업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내수 시장 침체를 겪은 식품업체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데 좋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문제는 아직 국내에서 이 시장에 대한 대비책은 전혀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동원F&B 측은 "현재 제조하고 있는 오일류는 없다"며 "DHA 어유 등은 만들 수 있지만 소량이라 오일 제품 자체는 아니고 DHA참치에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염두해야 할 점은 소비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참치통조림 속에 든 기름은 참치기름이 아니다. 참치를 그대로 가공하면 참치 속 기름이 산패되는 등 변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참치를 멸균 가열 처리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을 거친 후, 제품을 보호하고 오래 보존하기 위해 식물성 기름을 추가한다. 정제어유, 카놀라유, 올리브유 등 기름의 종류는 라벨에 표기돼 있다.

    전세계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신시장에 대해 한국이 냉동 참치 수급에 대한 유리점을 가지고 있는만큼 구체적인 시장 변화 대비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농식품생활정보(KATI) 측은 "2017년 태국 보건부의 건강지원부서 통계에 따르면 고지혈증 기준인 콜레스테롤 200g/100mL을 넘은 15세 이상의 태국인이 약 2600만 명, 해당 인구 집단의 44%를 기록했다고 전했다"며 "이는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추는 오메가-3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을 방증하며 많은 양의 참치를 태국에 수출하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정제 생선 기름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데 좋은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