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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이 최근 당정협의에서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와 구체적인 논의 없이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을 발표해 논란이 크게 일고 있다.
전 국민의 실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국무총리가 아닌 조국 법무부 장관이 여당 지도부를 배석시키며 총리 행세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쏟아지고 있다.
20일 정치권 및 국토부에 따르면 조국 법무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8일 진행한 첫 당정협의에서 임대차계약갱신 청구권을 임차인에게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논의했다. 이르면 연내 정기국회에서 입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전월세상한제와 함께 대통령 선거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적인 부동산 공약이다. 전월세상한제를 통해 임대료 인상률을 법적으로 연 5% 이내로 묶고 계약갱신 청구권으로 최소 4년 이상 임대기간을 보장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날 발표는 조국 법무장관이 맡았고 오른쪽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왼쪽에 박주민 최고위원이 앉았다. 당 지도부를 좌우에 거느린 채 조국 장관이 중요 정책을 발표한 것이다.
특히 논란이 되는 것은 국토부와 구체적인 논의가 없었다는 점이다.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은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속해 법무부 소관이지만, 주택정책을 총괄하는 국토부 장관도 배석해야 한다.
법무부·국토부 관계자들은 "당정협의회를 앞두고 부처 간 별도의 사전 협의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를 의식한 여당은 구체적인 협의 시기 및 내용 등은 밝히지 않은 채 '논의했다'고만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발표한지 한 달 만에 내놓은 민감한 정책으로 갱신청구권을 몇 차례나 인정할 것인지, 계약 갱신 때 임대료 조정은 어떻게 할 것인지, 명확한 것은 전혀 없다.
조국 장관의 도덕성 논란으로 청년과 서민층이 이탈하려는 조짐을 보이자, 당정이 나서 이 상황을 반전시키려 '설익은 정책'을 쏟아냈다는 비판에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도입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제도 시행 이전 집주인들이 임대료를 대폭 올려 오히려 부작용만 커질 수 있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은 현 정부의 국정 과제이기도 하고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필수적인 제도이기 때문에 법무부와 꾸준히 논의해 왔다"며 "다만 두 제도 중 어느 것을 먼저 도입할지, 도입 시기가 언제일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