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진천군 인삼밭 수확 한창, 총 8년 걸려 수확계약경작인 "농사 잘 됐다… 인삼공사의 상생 감사"수확된 인삼, 고려인삼창서 정관장으로 탄생
  • ▲ 지난 25일 오전 충청북도 진천군 문백면 계산리의 한 인삼밭에서 인삼 수확 작업이 한창이다. ⓒ임소현 기자
    ▲ 지난 25일 오전 충청북도 진천군 문백면 계산리의 한 인삼밭에서 인삼 수확 작업이 한창이다. ⓒ임소현 기자
    전세계 40여개국으로 수출되는 '정관장'. 흔히 '고려 인삼'이라 부르는 식물학적으로나 유효성분면에서 최고인 국내산 6년근 인삼만을 이용하는 KGC인삼공사의 인삼 수확 시즌이 돌아왔다. 토양관리를 포함해 총 8년이라는 긴 기간을 거쳐 우리땅에서 수확된 인삼이 우리 국민은 물론 전세계인의 건강을 책임지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을 돌아봤다.

    지난 25일 오전 11시께 찾은 충청북도 진천군 문백면 계산리의 한 인삼밭. 흔히 '인삼밭'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까만 차광막은 모두 걷어진 상태였다. 서른명 가량의 사람들이 인삼밭 곳곳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 먼저 들어왔다.

    가까이 다가서자 박스에 수북하게 쌓여있는 인삼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의 총 면적은 50.9아르(a), 5090㎡에 이르며, 평으로 환산하면 1539평이 넘는다. 이 밭에서만 5100kg의 인삼이 수확될 것으로 예상됐다. 8년의 기다림이 헛되지 않는 풍작이다.

    오전 6시부터 작업해 5시간 가까운 시간이 흐르자 밭의 2/3 가량 인삼들이 수확됐다. 트랙터로 땅 속의 인삼을 토양 위로 올리고, 농민들이 이 인삼들을 박스에 담아 옮겼다. 그러면 또 다른 작업자들이 다시 흙 등 이물질을 털어내고 정렬하는 작업을 거친다.
  • ▲ 지난 25일 오전 충청북도 진천군 문백면 계산리의 한 인삼밭에서 인삼 수확 작업이 한창이다. ⓒ임소현 기자
    ▲ 지난 25일 오전 충청북도 진천군 문백면 계산리의 한 인삼밭에서 인삼 수확 작업이 한창이다. ⓒ임소현 기자
    이 인삼들은 장장 8년여의 노력 끝에 빛을 보게 됐다. 인삼공사는 경작농가와 함께 인삼을 심기 전 2년간의 토양관리에서부터 인삼을 기르는 6년, 확의 단계까지 전 과정을 인삼공사와 농민들이 함께 관리한다.

    15년째 인삼공사와 계약재배를 함께 하고 있는 경작인 정근용씨는 "올해 수확하고 있는 삼의 품질과 생산량은 만족스럽다"며 "농사가 아주 잘 됐다"고 웃음을 보였다. 정씨는 "인삼 수확에 드는 인건비나 기간을 따지면 현재 삼의 시장 가격은 형편없는 수준"이라며 "공사가 아니었다면 인삼 농사 짓는 사람들은 다 도산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공사가 안정된 가격에 판로를 확보해줘 고마운 마음"이라며 "이게 바로 상생"이라고 덧붙였다.

    인삼공사는 매년 전국 약 2000여 인삼농가와 100% 계약재배를 통해 수확한 인삼만을 원료로 사용한다. 인삼을 수확한 땅에 다시 인삼을 심는 이른바 '연작'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인삼 농가 확보가 쉬운 일은 아니다. 이 때문에 총 50여명의 원료담당 직원들이 계약재배 농가를 1:1 지원하고 있다. 이들은 계약기간동안 안전하고 우수한 인삼을 생산하는 것을 모니터링 하고, 지원하며, 경작기술 등을 보급하고 최종 수확 단계까지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 ▲ 정근용 계약경작인이 지난 25일 오전 충청북도 진천군 문백면 계산리의 한 인삼밭에서 수확한 인삼을 들어보이고 있다. ⓒ임소현 기자
    ▲ 정근용 계약경작인이 지난 25일 오전 충청북도 진천군 문백면 계산리의 한 인삼밭에서 수확한 인삼을 들어보이고 있다. ⓒ임소현 기자
    이성호 KGC인삼공사 원료사업실 과장은 "농가, 농민은 인삼공사의 뿌리"라며 "뿌리가 튼튼해야 인삼공사가 잘 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계약재배를 통해 키워진 인삼은 수확 전 최종 안전성 검사를 마친 후 철저히 밀봉돼 재배농가, 수확일, 산지 등의 정보를 바코드로 표시해 이물질이나 외부의 다른 인삼이 섞이지 않도록 원천 차단된다.

    수확된 인삼은 전국 각지의 구매장으로 이동하고, 이곳에서 등급분류를 마친 인삼은 세계최대규모의 홍삼제조시설인 ‘고려인삼창’으로 이동한다.

    이날 오후엔 충남 부여군 규암면 흥수로에 위치한 고려인삼창을 방문했다. 이곳은 약18만㎡(5만6000평)의 부지에 약8만㎡(2만2000평) 규모의 생산시설을 갖춘 세계 최대 규모의 홍삼제조공장이다.

    고려인삼창 입구에 도착해 견학을 위한 환복을 마치고 에어샤워실까지 거쳤다. 안쪽으로 들어서자 더운 바람과 함께 홍삼 특유의 냄새가 진하게 느껴졌다. 

    가장 먼저 돌아본 곳은 세삼장. 특히 이곳은 올해 공간 효율화를 위한 작업환경개선 사업을 마쳤다. 입고된 수삼은 이곳에서 모두 깨끗하게 세척해 각 크기별로 분류된다. 최적화된 온도와 시간에 맞춰 증삼작업을 진행, 즉 쪄야 하기 때문이다.
  • ▲ 충남 부여군 규암면 흥수로 고려인삼창 세삼 모습. ⓒKGC인삼공사
    ▲ 충남 부여군 규암면 흥수로 고려인삼창 세삼 모습. ⓒKGC인삼공사
    박동선 KGC인삼공사 대리는 "유효성분이 극대화되기 위해서는 크기에 맞춰 증삼 조건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증삼시간은 크기 별로 2시간40분에서 3시간20분까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증삼기’를 통해 증삼작업을 거치며 붉게 변한 홍삼은 수분을 최소화시키는 건조작업이 진행된다. 이렇게 건조된 홍삼은 제품화를 위해 ‘정형’ 공정을 통해 모양을 다듬고 이후 가장 중요한 공정중의 하나인 ‘선별’과정을 거친다.

    선별은 1차적으로 홍삼의 크기와 형태 등을 고려하여 분류하는 ‘외형선별’과 홍삼 내부의 조직의 치밀성과 품질을 판단하는 ‘조직선별’을 거친다. 이날도 조직선별사들은 외형선별 작업에 한창이었다.

    가위로 홍삼을 직접 다듬고 인삼산업법 규정에 따르는 정형작업도 필요하다. 이 모든 것들이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 ▲ 충남 부여군 흥수로 고려인삼창 외형선별 모습. ⓒKGC인삼공사
    ▲ 충남 부여군 흥수로 고려인삼창 외형선별 모습. ⓒKGC인삼공사
    특히 조직선별은 암실에서 테이블 위 조명에 홍삼을 올려놓고 등급분류가 이뤄지며, 이 검사를 할 수 있는 조직선별사는 30년 이상의 경력을 갖춘 홍삼 장인들로 전체 직원 중 약 1%뿐이다.

    이 모든 작업을 거쳐 천삼, 지삼, 양삼으로 나눠진 삼들은 조폐공사에서 만든 한지와 나무 상자에 포장된다. 천삼은 1년에 0.5%, 지삼은 2%, 양삼은 10% 밖에 되지 않는다. 희소한만큼 위조 방지 패턴 등을 적용했다.

    뿌리삼 외의 홍삼은 농축액 등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특히 홍삼정 생산라인은 첨단 자동화시설로 이루어져, 홍삼농축액이 만들어질 때까지 이물질의 중간 혼입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

    최근에는 최첨단 이물질 검출기, 초고속 라운드 파우치 충전기, 고급삼 전용 저손상 초음파 수삼세척기 등 첨단 장비를 도입해 첨단화에 더욱더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인삼 재배에서부터 포장 후 보관까지 총 7단계의 원료생산 안정성검사를 비롯하여 홍삼에서 제품제조공정에도 수차례의 검사를 거쳐 290여 검사를 통과해야하며. 중간에 한번이라도 통과하지 못하면, 절대 제품으로 완성되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포장재 역시 중금속, 이물질 등 안전성 검사를 통과한 것만을 사용한다.
  • ▲ 충남 부여군 흥수로 고려인삼창 포장공정. ⓒKGC인삼공사
    ▲ 충남 부여군 흥수로 고려인삼창 포장공정. ⓒKGC인삼공사
    마지막으로 모든 제품은 엑스레이 투시기를 통해 이물질 혼입여부를 검사하고, 무작위로 추출해 시험실에서 미생물 검사를 통과해야 비로소 최종 완제품으로 출고된다. 만약 최종 단계에서라도 이물질이 혼입된 것이 확인될 경우에는 제품 출시를 원천봉쇄하고, 모두 폐기처분한다.

    박 대리는 "이곳은 한국은 물론 호주TGA(의약품감독국), 사우디아라비아SFDA 등으로부터 우수건강기능식품 제조기준인 GMP 및 의약품 제조 시설 인증을 받았다"며 "의약품 제조시설의 청결 수준인 ‘클래스 1만(class 10000)’이하 수준으로 관리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