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사르탄 사태에 이어 라니티딘도 발암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하는 결과가 나오며 일반 환자들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또 이번 결과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어제(26일) 조사결과를 발표하기 열흘 전 잔탁 3품목에 대한 긴급조사 결과 인체발암 추정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이하 NDMA)이 미검출됐다고 발표한 것과 정반대라는 점에서 혼란을 가중시켰다.
여기에 라니티딘과 같은 계열의 약물인 니자티딘도 NDMA 생성원리를 유발하는 화학구조가 유사해 추가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의약품 관련 발암물질에 대한 공포는 지속될 전망이다.
앞서 식약처는 라니티딘 사용 완제의약품 269품목에 대한 처방, 판매를 중지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라니티딘 계열 의약품을 복용 중인 환자 수는 25일 기준 144만 3064명이다. 처방 의료기관은 2만 4301곳, 조제 약국은 1만 9980곳이다.
라니티딘은 위산과다 및 속 쓰림, 위궤양, 역류성식도염 등 치료제에 사용하는 성분으로 일반의약품 및 처방에 자주 사용되는 의약품이기 때문에 이번 판매중단의 영향이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144만명의 환자들이 라니티딘을 대체할 다른 의약품으로 재처방 및 환불받기 위해 의료기관과 약국으로 몰리며 혼선이 빚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약사들의 입장도 난처하게 됐다. 라니티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제품을 보유한 회사들의 경우 수백억원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254억원의 매출을 올린 대웅제약 '알비스', 192억원의 일동제약 '큐란' 등이 대표적 품목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식약처의 늑장대응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해 발암 우려 물질이 검출돼 논란을 빚은 발사르탄 계열의 고혈압 치료제 사태와 유사하다"면서 "외국 전문기관이 의약품 성분 위협을 먼저 인지하고, 국내 식약처가 뒤늦게 조사에 나서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이어 "1차 조사에서도 잔탁만 수거검사 한 이유는 외국에서 주로 잔탁을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핵심전략으로 '의약품 원료부터 철저하게 관리'를 내세우고 있으나 바뀐 것이 없다. 식약처 존재 이유를 묻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