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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당뇨병 치료제 '메트포르민'의 리콜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국내 제약업계의 메트포르민 발암물질 사태도 진정될지 주목된다. 제약업계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조사 결과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FDA는 지난 3일(현지시각) 메트포르민 10개 제품 중 2개 제품에서만 기준치 미만의 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이하 NDMA)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 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인체발암 추정물질이다.
FDA의 성명서에 따르면 악타비스의 'Rx메트포르민 1000mg ER'과 'Rx메트포르민 500mg ER' 2개 제품에서 정제 한알당 0.01~0.02mcg(마이크로그램)의 NDMA가 검출됐다. 1일 허용섭취량인 0.096mcg을 초과하지 않은 것이다.FDA는 1일 허용섭취량 미만의 NDMA가 검출됐기 때문에 미국 내 메트포르민 제품 회수를 권장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메트포르민 사태는 싱가포르 보건과학청(HSA)이 지난해 12월4일 메트포르민 함유 의약품 46개 중 3개에서 미량의 NDMA가 검출돼 회수한다고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지난 2018년 8월 고혈압약 성분인 발사르탄과 지난해 하반기 위장약 성분인 라니티딘, 니자티딘에서 NDMA가 검출된 데 이어 당뇨병치료제 성분인 메트포르민에서도 NDMA가 검출된 것이다.
식약처는 사전 안전관리 차원에서 메트포르민 함유 의약품에 대해 사용 원료의 제조원(수입원)에 대한 계통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달 15일에는 메트포르민의 NDMA 시험법으로 기체크로마토그래피(GC, Gas Chromatography) 방식을 공개했다. 식약처는 메트포르민 원료의약품와 완제의약품을 수거해 시험검사도 실시 중이다.
제약업계는 식약처의 조사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식약처가 내릴 조치의 수위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식약처가 메트포르민에 대해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길 바라고 있다. 메트포르민은 당뇨병 환자의 80%가 복용하는 제2형 당뇨병의 1차 치료제인데다 대체약이 없기 때문이다.
앞서 식약처는 발사르탄의 경우 지난 2015년부터 문제가 된 원료를 한번이라도 사용한 완제의약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라니티딘의 경우 완제품 전 품목에 대해 잠정 판매중지 조치를 내리고, 니자티딘의 경우 허용치 이상 검출된 13품목에 한해 제조중단·판매중지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로 인해 제약업계에서는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발사르탄 성분의 시장 규모는 연간 2900억원, 라니티딘의 경우 연간 2345억원 규모, 니자티딘은 259억원 규모다.
메트포르민의 시장 규모는 라니티딘, 니자티딘보다 훨씬 크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메트포르민 함유 의약품의 원외 처방 시장 규모는 4200억원에 이른다.
식약처의 조사 결과가 언제 발표될지는 미지수다. FDA와 달리 원료의약품 전수 조사를 하는 등 검사 대상 품목 수가 훨씬 많기 때문에 조사 결과 발표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식약처 측의 설명이다. 국내 메트포르민 성분의 완제품 품목은 630여 개이며, 원료 품목만 900여 개에 달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조사 결과가 언제 나올지는 밝힐 수 없다"며 "(메트포르민 조사 결과) 안전에 우려가 있을 경우 회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