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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주도하는 미래자동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소전기차에 이어 완전자율주행, 플라잉카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 나간다는 목표다.
현대차의 신기술 확보 계획에 시장의 호응도 뜨겁다. 이에 따라 향후 정 부회장이 그리는 지배구조 개편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단 관측이 제기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최근 완전자율주행, 플라잉카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은 현대차가 현재 주력하고 있는 수소전기차와 함께 미래 자동차 시장을 이끌어 나갈 신기술이다. 글로벌 경쟁업체들보다 한발 앞서 나가기 위한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과감한 투자가 연일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 누구도 아직 시도하지 않은 플라잉카(flying car)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30일 도심용 항공 모빌리티 핵심기술 개발과 사업추진을 전담하는 ‘UAM(Urban Air Mobility)사업부’를 신설했다고 발표했다. 사업부 수장에는 미국 항공우주국 항공연구총괄본부 본부장 출신 신재원 박사를 영입했다.
현대차는 메가시트((Mega-Urbanization)화로 이동에 불편을 겪는 인구가 늘어날 것을 예상, 고객에게 이동의 자유로움을 제공하기 위해 본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플라잉카보다 먼저 상용화가 가능한 완전자율주행 기술 개발에도 열심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달 23일 자율주행 분야 세계 톱티어(Top Tier)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와 공동으로 미국 현지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하고,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역대 최대 규모인 2조39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차그룹은 S/W 분야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와 합작법인을 통해 조기에 자율주행 기술을 선점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미래 이동성 변화 과정에 대응하는 첫번째 오픈 이노베이션이란 점에서 긍정적이다', '상호 보완전 역량 및 기술 통합과 시너지를 기대한다', '2020년 로보택시가 본격 상용화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양사 대규모 파트너십은 시장 조기 선점을 위한 의미있는 출발로 보여진다' 등의 평가를 내놓았다.
현대차가 미래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수소전기차다. 현대모비스, 현대제철과 함께 수소차 부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85만대를 보급한다는 중장기 계획도 세웠다.
이런 가운데 그 이후 펼쳐질 기술로 지목되는 완전자율주행, 플라잉카 등에도 적극 투자하며,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KB증권 강성진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여전히 향후 지배구조 변경과정에서 지주회사를 배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합작투자와 같이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함께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이 사용될 경우 지주회사 체제로 이행하는 것은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이어 "현대차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지배하고자 할 기업은 현대모비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지배구조 개편은 시기상조라며 주주, 고객이 충분히 공감할 때 이뤄질 것이라 강조했다. 현재 진행하는 투자는 예전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것일 뿐이라며 지배구조 개편과 연관짓기는 어렵다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련의 투자를 지배구조 개편과 연관지어 생각하는 것은 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다만 현대차의 미래 투자가 향후 진행될 지배구조 개편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단 점엔 동의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