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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바이오사업에 신규 진출한 유양디앤유는 박일 대표가 이전에 있던 지트리비앤티와 비슷한 행보를 펼치고 있다.
유양디앤유는 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바이오 신약개발 관련 합작법인 '룩사바이오(Luxa Biotechnology LLC)'의 공식 출범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룩사바이오는 망막색소상피 줄기세포(RPE 세포)를 이용해 안질환 치료제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긍정적인 전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까지 미국내 임상 1/2a상(임상 1상, 전기 임상2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유양디앤유, 전자집적회로 제조업체… 지난해부터 바이오사업 진출
지난 1976년 11월 설립된 유양화학이 전신인 유양디앤유는 1994년 유양정보통신을 거쳐 2008년 3월 현재의 사명으로 교체됐다.
유양디앤유는 LCD, LED, 3D, 스마트, OLED, UHD TV용 SMPS(전원공급장치)와 LED 솔루션(SOLUTION)의 제조, 판매를 주요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는 전자집적회로 제조업체다.
현재 사업부문별 매출액은을 살펴보면 ▲SMPS 부문 363억 7800만원(83.95%) ▲화공약품 부문 50억 5900만원(11.67%) ▲LED 부문 4억 7400만원(1.09%) ▲기타 14억 2400만원(3.29%) 등으로 SMP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유양디앤유의 직원수는 총 144명으로, 이 중 제조업 분야의 직원수는 121명에 달한다.
이처럼 전자집적회로 제조기업이던 유양디앤유가 지난해부터 바이오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유양디앤유는 지난해 8월 지트리비앤티와 1750만 달러(한화 196억 2100만원)을 들여 미국에 소재하고 있는 레누스 테라퓨틱스(Lenus Therapeutics, LLC, 이하 레누스)의 지분율 50%를 확보했다. 레누스는 지난해 6월 지트리비앤티가 세운 미국 현지 자회사다.
이번에는 미국 신경줄기세포연구소 뉴럴 스템셀 인스티튜트(Neural Stem Cell Institute, 이하 NSCI)와의 미국 현지 합작법인인 룩사바이오를 설립했다.
◆ 미국 합작법인 통한 바이오진출… 지트리비앤티 방식 재현
유양디앤유는 미국 내 합작 법인 레누스, 룩사바이오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바이오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이 같은 방식은 미국 현지에 자회사를 설립했던 지트리비앤티와 다소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0년 설립된 지트리비앤티는 현재 유양디앤유의 공동대표인 박일 대표가 2013년 11월 선임된 이후 바이오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바이오사업 진출을 위해 2014년 3월 디지탈아리아에서 지트리비앤티로 사명을 변경하고, 미국의 리젠알엑스(RegeneRx Biopharmaceuticals. Inc.)와 신약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며 바이오 사업 진출을 시작했다. 같은해 6월에는 종속회사 지트리파마슈티컬을 설립했다. 지난해 9월에는 의약품 도소매업체 와이에스팜을 흡수 합병했다.
지트리비앤티는 주로 미국 업체와 협력하거나 미국 현지에 자회사를 세우는 방식으로 바이오사업을 진행했다. 박일 대표가 지트리비앤티를 통해 시도한 바이오사업 진출 경로가 유양디앤유에서도 다시 재현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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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일 대표 유양디앤유 이동 후 지트리비앤티 인수 작업
유양디앤유와 지트리비앤티의 관계가 상당히 긴밀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트리비앤티의 최대주주는 9.72%의 지분율을 가진 유양디앤유다.
현재 유양디앤유 공동대표인 박일 대표는 전 지트리비앤티 대표이자 지트리1호조합의 대표였다.
지트리1호조합은 지트리비앤티 인수를 위해 결성된 총 100억원 규모의 일반사모조합이다. 해당 조합은 지난 2013년 9월 지트리비앤티의 지분 318만 6979주를 주당 3137.8원에 인수한 바 있다.
박 대표가 지난 2016년 10월 유양디앤유 대표로 선임되고 2개월 후인 2016년 12월 유양디앤유는 지트리1호조합으로부터 지분 318만 6979주를 주당 1만 6800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535억 4125만원에 인수되면서 조합원들은 3년 만에 5.3배의 수익을 달성한다.
현재 유양디앤유의 최대주주는 유양투자1호조합으로 이전의 지트리비앤티와 유사한 지분구조를 갖고 있다.
지난 2016년 8월 자본금 210억원 규모로 설립된 유양투자 1호조합은 같은해 10월14일부터 지분율 16.4%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해당 조합은 지난 6월30일 기준으로 12.67%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해당 조합은 지난 2016년 10월14일부터 지분율 16.4%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날 유양디앤유의 종가는 3470원이었으며, 7일 현재 유양디앤유의 주가는 전일 대비 2.65% 오른 6190원이다.
양사의 긴밀한 관계에 대해 박 대표는 "두 회사의 연관성이 높은 편"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양사가) 서로 간섭을 하는 것은 아니고, 바이오 사업을 하면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부분에서만 협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바이오사업이 미래먹거리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유양디앤유에 처음 와서 6개월 동안 고민하다가 2년 동안 (바이오사업을) 준비해보자고 결정하고 그 때 지트리비앤티를 인수해서 시너지를 내는 방법도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 유양디앤유, 바이오사업 진출 숨은 의도 있나… 의혹 눈초리
그러나 유양디앤유가 바이오사업에 신규 진출한 것에 대해 주가 부양 목적이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도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바이오기업이 아닌 업체에서 바이오사업에 신규 진출함으로써 주가 부양을 노린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양디앤유의 재무상태도 이 같은 의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유양디앤유는 지난 2016년 47억 8726만원, 2017년 32억 3474만원, 지난해 184억 962만원 등 꾸준히 영업손실을 기록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영업적자가 전년보다 5배 넘게 급증했다.
일각에서는 유양디앤유가 에이치엘비와 비슷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지난 2008년 자회사로 이노GDN(현 에이치엘비)를 인수해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했다. 에이치엘비는 바이오기업이 아닌 구명정 제조 등을 하는 선박건조업체로, 아직도 에이치엘비의 주요 사업은 조선업이다.
결국 타 산업의 업체가 바이오산업에 진출해 성공적인 성과를 거둔 사례가 없는 상황에서 유양디앤유가 얼마나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지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올수 밖에 없는 것이 현재의 위치다.
박 대표는 "건성 황반변성, 수포성 표피박리증 등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며 "공동연구, 합작법인 설립 등 개발 방식의 혁신을 통해 성공적인 임상을 수행해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