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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부채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돌발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잠재적 불안 요인으로 기업부채가 대두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이를 막기 위해 금융사들의 위험 투자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16일 금융연구원이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에 따르면 기업부채의 급증은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에서도 공통으로 관측되는 현상이다.
여유자금이 풍부한 금융회사들이 저금리 기조가 길어지자 고수익·고위험 자산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발생했다는 진단이다.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는 저금리 기조에서는 부실화 위험이 크지 않을 수 있다.
반면 금리가 상승 기조로 전환하게 되면 연쇄적인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금융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급격히 확대되고 저금리 기조가 계속됐다"며 "기업으로 유입되는 자금의 상당액이 재무적으로 취약한 기업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경우 기업부채는 지난해 기준으로 GDP의 151.6%에 달하는 19조8000억달러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4조5000억달러)의 4.4배에 달한다.
중국의 지난해 회사채 채무 불이행(디폴트)은 전년 대비 4배가량 급증했고 올해에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선진국에서는 위험도가 높은 레버리지론이 성행하고 있는데, 작년에는 최대 수준인 2조2000억달러로 추정된다.
레버리지론은 부채가 많은 투기등급 기업들이 회사 자산을 담보로 내주고 추가로 발행하는 채권으로, 신용등급이 낮고 재무적으로 취약한 기업이 그 대상이다.
국내도 금융회사들이 돈을 벌기 위해 레버리지론이나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대출담보부증권(CLO), 신흥국 채권, 해외 부동산 등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성향이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금융연구원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는 저금리 기조에서는 부실화 위험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금리상승 국면으로 전환하게 되면 금융시장 안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도 일부 선진국의 기업부채 속도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쿤리페 통화정책 위원은 강연을 통해 저금리가 미국 등 일부 선진국 기업부채를 너무 빠르게 늘어나도록 했다.
이같은 빠른 속도의 기업부채 증가는 결국 갑작스러운 조정을 겪게 될 여지를 남긴다.
쿤리페 위원은 "금융자산의 가격이 이자율과 경제 성장에 대한 비현실적인 기대로 움직이고 있다"며 " 현재 기업부채와 위험자산의 가격이 금리 하락 추세로 정당화되는 레벨 이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