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진으로 수출금액지수 10개월째 내림세순상품교역조건지수, 금융위기 후 최장 하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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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수출이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반도체 가격과 국제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둔화가 맞물리면서다.

    이에 따라 수출대금으로 얼마나 수입할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교역조건은 22개월째 악화일로 상태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9월 수출물량지수는 110.6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 떨어졌다.

    이는 지난 5월부터 5개월 연속 내림세로, 하락 폭이 컸던 8월(-5.8%)보다는 소폭 줄었다. 수출물량 중에서도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기계 및 장비, 석탄 및 석유제품 등이 감소세를 이끌었다.

    지난달 수출금액지수는 105.82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7% 하락하며 10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운송장비를 제외한 모든 부문이 마이너스다. 반도체의 단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가 5개월 연속 20%대 하락세를 나타냈다. 석탄 및 석유제품도 하락 폭이 커졌다. 

    수입물량지수는 3개월 연속 오름세다. 광산품 등이 감소했으나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운송장비 등이 증가해 1.6% 상승했다. 

    수입금액지수는 5개월 연속 내림세다.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증가했으나 광산품, 기계 및 장비 등이 감소해 5.7% 하락했다. 

    수출 부진 탓에 우리나라 교역조건은 22개월 연속 최악의 수준이다.

    상품 1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을 뜻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가격(-10.9%)이 수입가격(-7.2%)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지며 91.80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4.0%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몰아쳤던 2009년 12월부터 2012년 6월까지 31개월 연속 떨어졌던 시기 이후 최장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총 상품의 양인 소득교역조건지수 역시 11개월 연속 하락세다. 수출물량지수(-2.1%)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4.0%)가 모두 하락해 6.0%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