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커머스·콘텐츠·미래사업' 분야 강화'경쟁' 아닌 '개방-협력'... 미래 ICT 생태계 선도 나서
  • ▲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왼쪽)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28일 미래 ICT 분야에서 사업 협력을 추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SK텔레콤
    ▲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왼쪽)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28일 미래 ICT 분야에서 사업 협력을 추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SK텔레콤
    SK텔레콤과 카카오가 '통신·커머스·디지털 콘텐츠·미래 ICT' 등 4대 분야에서 전방위적 협력을 펼친다. 국내 1위 이동통신사와 1위 메신저 플랫폼 기업 간 시너지 효과가 ICT 지형을 바꾸는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30일 SK텔레콤과 카카오에 따르면 양사는 미래 ICT 생태계 선도를 위한 대승적인 차원에서 손을 잡았다. 국내 ICT 대표기업 간 '경쟁'이 아닌 '개방과 협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은 "(카카오와의 제휴는) 5G, 모바일 플랫폼 분야의 대표 기업이 힘을 합쳐 대한민국 ICT 생태계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SK텔레콤의 2800만명의 가입자와 카카오의 4400만명의 월활성이용자수(MAU) 트래픽의 결합으로 다양한 사업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 업종간 경계선이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통신과 비(非)통신의 장점을 결합해 고객의 편의를 극대화 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통신 분야에서는 SK텔레콤의 5G 요금제와 카카오톡의 메신저 서비스를 결합한 이동통신 상품 출시가 예상된다. '카카오 5G 전용 요금제'를 통해 카카오톡의 게임, 영상 등을 이용할 때 데이터 이용료를 할인해 주는 방식이다. 카카오톡을 통해 요금제를 가입하거나 단말기를 유통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될 전망이다. 

    고객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커머스 분야의 협력도 점쳐진다. 예컨대 SK텔레콤의 오픈마켓 서비스인 '11번가'와 T커머스 'SK스토아'를 카카오톡의 '선물하기', '쇼핑하기' 등의 플랫폼과 연동할 수 있다. 'SK페이'와 '카카오페이'를 통한 간편결제 서비스와 증강현실(AR)을 도입한 고도화된 '실감형 커머스 서비스'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B tv(IPTV)' 등 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양사의 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이 지난달 출시한 OTT '웨이브'와 카카오의 이모티콘, 웹툰, 웹소설 등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사업 방식이다. 영화사와 연예기획사를 보유한 카카오와 양질의 콘텐츠 생산은 물론, 유통 경로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금융 등 영역에서 기술 및 서비스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NUGU)'와 카카오의 AI 플랫폼 '카카오아이(i)'를 활용해 IoT, 스피커, 모바일 등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 카카오 뱅크를 통한 단말기 할부금 정산, 요금 결제 등의 특화된 금융 서비스도 기대된다.

    SK텔레콤의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과 카카오의 '카카오내비'가 결합된 모빌리티 분야의 사업도 그려볼 수 있다. 국내 모바일 내비게이션 점유율 1위인 T맵(55%)이 카카오택시에 장착된 서비스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 SK텔레콤의 풍부한 빅데이터 기술과 전국에 구축된 카카오택시의 기술 교류도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자들이 합종연횡을 통해 국내 ICT 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다"면서 "세계 첫 5G 100만 가입자를 달성한 SK텔레콤과, 편의 서비스로 무장한 카카오가 서로의 역량을 결집한 협력을 택한 만큼,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SK텔레콤은 최근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126만 6620주를 카카오에 매각하고, 카카오는 217만 7401주를 신규 발행에 SK텔레콤에 배정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교환했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은 카카오 지분 2.53%를, 카카오는 SK텔레콤 지분 1.57%를 보유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