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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은 벌써부터 내년 살림살이가 걱정이다. 저금리 기조가 본격화되면서 수익성도 떨어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상반기 평균 NIM(순이자마진)은 1.61%를 기록했다. 이자이익은 늘었지만 지난해 말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수수료 이익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최근 3년 동안 ROE 10%를 넘긴 해외은행은 수수료 이익 기반을 확보하며 균형된 수익 구조를 보이고 있다.
2018년 기준 글로벌 톱 80 은행 가운데 3년 동안 연속해서 높은 수익성을 기록한 은행은 모두 11곳으로 나라별로 미국 3개, 캐나다 3개, 호주 2개, 러시아 1개, 중국 1개, 브라질 1개 등이다.
이들 은행의 비이자이익률은 0.64~2.05%로 국내은행(0.23%)의 3배, 많게는 10배까지 차이가 난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의 은행들은 비이자이익이 이익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미국과 캐나다 은행은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는 대신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확보된 고객의 결제계좌나 카드 거래 데이터를 축적·분석한다.
이어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별 고객에게 맞는 최적의 상품군을 제안함으로써 의미 있는 규모의 자산관리수수료를 확보하는 형식이다.
미국, 캐나다 은행의 수수료 수익 중 자산관리수수료 비중은 RBC가 33%, 웰스파고의 경우 49%에 달한다.
수수료 수익 확보 외에도 자금운용도 국내은행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웰스파고나 US뱅크(US Bancorp) 등 미국계 은행의 NIN은 3% 전후를 기록 중이다. 이들은 핵심저금리예금이 조달부채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또한 단기로 조달한 예금을 만기가 긴 자산으로 운용해 장단기금리차를 적극 활용하고 담보대출보다는 신용대출, 오토론 등 리스크가 높은 상품 비중을 높여 운용수익률을 확대하고 있다.
판관비를 줄이는 것도 국내은행이 참고할 사안이다.
호주계 은행은 국내은행과 유사한 수준의 NIM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익성을 기록했는데 이는 비용효율적인 구조를 갖췄기 때문이다.
웨스트팩뱅크, CBA는 프로세스 단순화, 채널 구조조정 등 구조 개선을 통해 지출 경비를 줄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철저한 리스크관리로 자산건전성을 꾸준히 개선, 그 결과 자산대비 대손비용이 0.1%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김혜미 연구위원은 “수익 구조에서 이자이익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은행은 향후 대출자산 성장률과 NIM 향방이 수익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자이익 중심의 수익구조 탈피를 위해선 국내은행도 고객데이터 분서을 통해 고객 맞춤형 상품을 제안함으로써 자산관리수수료 기반을 확보하고 선제적인 리스크관리를 추진함으로써 대손비용 상승을 최대한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