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7878억, KT 7202억, LGU+ 5861억대규모 마케팅 비용에 일제히 영업이익 추락IPTV 선방 속 콘텐츠 강화… 방송 M&A 등 활로 모색 총력
  • 올해 5G 마케팅 비용 부담에 따라 일제히 수익 악화를 겪고 있는 이동통신 3사가 IPTV(인터넷TV)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며 활로 모색에 나서고 있다. 무선 사업과 달리 전체 매출에서 IPTV의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만큼 실적 견인차 역할의 핵심 사업으로 내세우는 모습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의 지난 3분기 5G 마케팅 비용은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SK텔레콤이 7878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KT 7202억원, LG유플러스 5861억원 순으로 이어졌다.

    SK텔레콤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7% 늘었으며 KT와 LG유플러스 역시 각각 23.4%, 17.5% 증가한 수치다. 각 사는 5G 가입자 및 단말 확대 등을 마케팅 비용 증가의 배경으로 꼽았다. 

    1·2분기에 이어 3분기까지 대규모 마케팅 비용이 집행됨에 따라 실적에도 악영향을 줬다. SK텔레콤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4조5612억원, 영업이익 302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늘며 역대 최대 분기 기록을 세웠지만, 영업이익은 0.7% 감소했다. 

    KT는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6조2137억원의 매출을 거뒀지만, 영업이익은 15.4% 감소한 3125억원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 또한 매출(3조2442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8.4% 늘었지만, 영업이익(1599억원)은 31.7% 줄었다.   

    이 같은 실적 악화 속에서도 IPTV 사업은 3사 모두 성장 흐름을 이어가며 새 성장동력으로서의 영향력을 입증했다. 

    SK텔레콤의 3분기 IPTV 매출은 33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상승했으며, KT는 IPTV가 포함된 미디어 매출이 같은 기간 11.3% 증가한 5487억원을 기록하는 등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LG유플러스는 5.8% 늘어난 2584억원을 달성했다.

    IPTV 사업이 실적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면서 차별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각 사 차원의 투자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체의 공세에 따라 IPTV 성장이 점차 둔화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지만, 자체 콘텐츠 및 방송·통신 간 협업을 통해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는 게 3사의 입장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현재 추진 중인 티브로드 합병 및 CJ헬로 인수 건과 관련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하며 IPTV 사업 확대를 꾀할 수 있게 됐다. 더욱이 승인 조건으로 유력했던 '교차판매 금지'가 포함되지 않으면서 IPTV 사업에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IPTV 1위인 KT도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서비스 혁신을 통한 위상 확립을 선언한 상태다. KT의 경우 경쟁사들의 잇따른 M&A(인수합병) 행보와 달리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발목이 묶여 있지만, 자체 플랫폼 및 콘텐츠 강화를 통해 IPTV 사업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그 일환으로 세계 최초 VR(가상현실) 환경에서 IPTV를 즐길 수 있는 '슈퍼 VR tv'를 비롯해 초소형 무선 셋톱박스 'UHD 4' 등을 출시한다. 820만 IPTV 가입자들의 시청 이력에 기반한 개인별 AI 추천 서비스 'AI 큐레이션'도 제공한다

    당시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 사장은 "KT는 지난 10년 간 IPTV 사업에 5조 4000억원을 투자해, PP사업자의 매출을 2배 가량 높이고 20조원의 경제성장효과도 이뤄냈다"며 "경쟁사들의 유료방송 M&A와 관련한 시장의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다른 방법의 충분한 성장 기회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자신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5G 시장이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고 있지만 마케팅 비용의 경우 가입자 및 단말의 증가로 단기간 내 줄어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마케팅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성장세가 뚜렷한 IPTV 사업에 투자를 강화하며 실적 방어에 주력하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