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바닥 찍었나…설비투자·재정집행 힘입어 2% 사수 전망세계경제 신흥국 중심 소폭 개선 예측… 무역증가 호재 기대감"낙관론 기반" 비판도… 미중 갈등 지속되면 하향 조정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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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4%에서 2.0%로 0.4%포인트 낮췄다.일부 금융기관에서 내놓은 2.0%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하반기 집중된 설비투자와 정부의 높은 재정집행 정책 덕분에 2%를 사수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KDI는 13일 '2019년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히고 올 하반기 성장률이 상반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진데다, 부진했던 설비투자 감소폭이 줄어드는 점을 들어 경기둔화 속도가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실제로 삼성전자가 4분기 시설투자에 12조원 가량을 집행하기로 했고, 정치권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재정집행률을 한계치까지 끌어올리는데 앞장서고 있다.김성태 KDI경제전망실장은 "설비투자가 상반기 큰 폭의 마이너스를 보였지만, 3분기 들어 감소폭이 축소됐고 4분기에는 더 많이 축소될 것"이라며 "기업의 시설투자와 정부의 재정집행이 조금이나마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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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0.4%포인트 상승한 2.3%로 전망했다. 하지만 KDI가 상반기 전망했던 2.5%보다 0.2%포인트 낮춘 수치다. 또 이 수치는 한국은행이 추산한 2019~2020년 잠재성장률인 2.5~2.6%에도 못미친다.잠재정장률을 밑도는 경제성장률로 내년에도 체감경기는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KDI가 내놓은 전망치가 내년 세계경제가 신흥국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확대되면서 소폭 개선될 것이라는 낙관론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더한다.앞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020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올해보다 0.3% 상향한 3.2%로 전망했다. 경기둔화가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회복하면서 세계적인 무역 증가로 이어지면 수출액에서 큰 타격은 입은 한국 경제도 반등할 원동력을 얻을 것이라는 생각이다.올해 수출액은 9.6% 감소로 전망했지만, 내년에는 4% 증가할 것이라고 KDI는 내다봤다. 때문에 미중 무역전쟁이 끝내 봉합되지 못하고 변환점을 맞거나, 한일 수출입 갈등이 관계개선 등 진척된 결과를 얻지 못했을 경우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한편 KDI는 고용시장도 다소 활기를 찾을 것으로 예측했다. 내년 취업자 수는 매달 20만명대 증가세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고, 실업률도 올해 3.8%보다 낮은 3.5%로 예상했다. KDI는 "서비스산업 발전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기술발전에 따른 노동 대체의 영향을 흡수해야 한다"며 "우리 경제 체질을 유연한 구조로 바꾸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