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 속 매장 정상 운영, 다음주까지 창립 28주년 홈플런 행사 일시적인 납품 중단에도 상품 공급은 원활 … 상품권 사용 우려 지속이번주 홈플런 행사 매출 5% 늘기도 … 홈플러스 "정상화 노력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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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플러스 창립 28주년 할인 행사가 한창인 6일 저녁 경기도 위치한 홈플러스 매장을 찾았다. 매장 입구에는 대형 할인 행사 배너가 걸려 있었고 곳곳에 28주년 최대 할인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주차별로 최대 1만5000여 개의 상품을 대규모 할인하고 있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지만 매장은 정상 영업을 유지하며 대규모 할인 행사를 이어갔다. 일부 고객들은 매장 내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았다고 했지만 대부분은 불편함 없이 쇼핑을 즐겼다.

    행사로 인해 제품이 가득 채워져 있었고 1+1, 2+1, 멤버특가 할인혜택 등 다양한 프로모션 코너가 마련됐다. 정육, 과일 코너에는 고객들이 발길을 멈추고 물건을 둘러보며 쇼핑을 이어갔다.

    전날 농심, 롯데칠성음료 등 일부 기업은 홈플러스에 납품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하지만 매장 내부를 둘러보니 대부분의 매대는 평소와 다름없이 상품이 진열돼 있었다. 일부 납품업체들은 티몬·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떠올리며 우려를 표했지만 홈플러스 매장의 상품 공급은 비교적 원활하게 유지되는 듯 했다.

    식품 코너에서 할인 상품을 고르던 고객은 "뉴스를 보고 걱정했지만 와보니 평소와 다름없이 물건이 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객은 "회생절차 신청 소식을 듣고 혹시 문을 닫을까 걱정했지만 매장 내 상품도 그대로 있고 쇼핑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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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면 코너 등 일부 구역에서는 빈 공간이 보이기도 했지만 매장 직원은 "행사 기간이라 일부 상품이 빠르게 나가고 있지만 내일 아침이면 다시 채워진다"고 설명했다.

    생활용품 코너도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이곳을 관리하는 직원도 "식품 쪽은 뉴스에서 다뤄지는 이슈가 있지만 우리 쪽은 발주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매년 홈플런 행사를 진행하는데 이번 행사에서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며 "이번 일주일은 전년 동기 대비 5% 추가 신장이 있었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다만 가전제품 코너는 상황이 달랐다.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가전제품 업체의 매장 내 직원들은 고객들에게 구매가 불가하다고 안내했다. 직원은 "일반적인 제품 결제가 되지 않아 구매가 어렵다"면서도 "정수기 렌탈처럼 구독 프로그램을 통한 구매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상품권을 소진하려는 고객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일부 고객들은 "티메프 사태가 떠올라 빨리 소진해야겠다고 생각해 매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CJ푸드빌 등 제휴사들은 변제 지연 등을 우려해 상품권 사용을 일시적으로 중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홈플러스 상품권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중고거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었다. 전날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을 확인한 결과 이 지역에서는 홈플러스 상품권을 판매하거나 다른 상품권으로 교환하려는 글이 최근 이틀 동안 다수 게시됐다.

    계산대 직원은 "상품권을 사용하는 고객이 늘어난 느낌이 있다"며 "홈플러스에서는 정상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측은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금융권으로부터 긴급 자금을 확보해 10일부터 정상적으로 물품 대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주요 거래처들의 제품 공급도 재개될 예정이다.

    오뚜기는 공급 재개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납품을 중단한 거래처와 계속 협상을 진행 중"이라면서 "협력사들과 협의를 통해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품권과 관련해서도 "일부 제휴사에서 사용을 일시적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상품권은 100% 변제가 이뤄지는 정상적인 상거래 채권이므로 고객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제휴사들과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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