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물류 통합사 첫 수장, 실적개선 뚜렷3분기 영업익 -155억 → +205억양사 인프라 공유·택배 단가인상 주효
  • ▲ 지난 6월 롯데글로벌로지스 진천 메가허브 기공식에 참석한 박찬복 대표 ⓒ 롯데글로벌로지스
    ▲ 지난 6월 롯데글로벌로지스 진천 메가허브 기공식에 참석한 박찬복 대표 ⓒ 롯데글로벌로지스

    30년 ‘롯데맨’ 박찬복 대표가 이끄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실적이 올해 들어 크게 개선됐다. 155억원의 손실을 냈던 지난해와 달리, 올 3분기엔 200억원 대의 이익을 기록했다. 업계는 롯데계열 물류사 합병 후 박 대표가 추진한 정책 효과가 나타났다는 평가를 낸다.

    박찬복 대표는 올해 초 출범한 롯데계열 통합 물류사의 첫 수장이다. 롯데는 지난 3월 그룹 내 3자 물류사 롯데글로벌로지스와 2자 물류사 롯데로지스틱스의 합병을 진행했다. 통합사 이름은 ‘롯데글로벌로지스’를 사용하고 있다.

    박 대표는 유통물류 전문가이자, 사내 문화에 대한 이해가 높은 ‘정통 롯데맨’으로 불린다. 1988년 롯데케미칼에 입사한 박 대표는 지난 10여 년 간 롯데로지스틱스 유통물류부문장과 대표이사를 지냈다.

    취임 약 1년을 맞은 지난 3분기까진 1조9951억원의 매출과 20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은 지난해 3분기(롯데글로벌 단독기준 1조3197억원)와 비교해 약 51% 늘었고, 155억원의 적자와 달리 흑자로 전환했다. 양사 통합 효과와 새로운 사업 정책 덕분이다.

    올 3분기 수익은 통합 전 양사 합산 영업이익과 비교해서도 크게 개선된 규모다. 롯데로지스틱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8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여기에 롯데글로벌 3분기 손실 155억원을 더하면 70억원의 적자가 남는다.

  • ▲ 롯데택배 동남권 터미널 (자료사진) ⓒ 정상윤 기자
    ▲ 롯데택배 동남권 터미널 (자료사진) ⓒ 정상윤 기자

    수익이 가장 개선된 사업 부문은 택배와 SCM(유통물류)부문이다. 택배의 경우 올 3분기 누적기준 5932억원의 매출과 76억원의 적자를 냈다. 매출은 지난해(4841억) 대비 22% 늘고 적자는(-179억) 절반 이상 줄였다.

    택배 수익 개선은 ‘제값받기 정책’ 효과가 컸다. 그간 현장에서 물량 유치를 위해 무조건 단가를 낮춰주던 관행을 고친 덕이다. 최근 롯데는 화주 계약 시 상자크기·무게별 적정 단가를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SCM부문의 경우 롯데로지스틱스 합병이 주효했다. SCM엔 기업고객 위주의 유통물류 업체였던 롯데로지스의 사업이 모두 흡수돼 덩치가 커졌다. 양사 합병 후 차량·물류창고 등 중복 인프라를 정리해 비용을 줄인 효과도 쏠쏠했다.

    SCM부문의 3분기 누적 매출은 7351억원으로 전년(1733억)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영업익은 141억원으로 지난해 적자 40억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해운·항공 등의 글로벌 부문도 적자 법인 청산 등을 통해 이익을 두 배로 끌어올렸다.

    박 대표의 2년 임기 후반부를 시작하는 내년엔 그룹 유통사와의 시너지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글로벌은 내년 상반기 그룹차원에서 선보일 유통사 통합앱 ‘롯데 ON’의 물류부문을 전담한다.

    현재 회사 측은 기존 롯데글로벌 수도권 터미널을 거점으로, 앱 내 주문의 반일·익일 등 빠른 배송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구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합 물류사 출범과 박 대표 취임 후 실적 개선과 시장 입지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 대부분의 평가”라며 “내년 상반기부턴 롯데 통합앱 등 타 그룹사와의 다양한 차원의 시너지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