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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가 올해를 포함해 5년 연속 글로벌 판매목표 달성에 사실상 실패했다. 특히 2015년 801만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하향 추세를 보이며 700만대 초중반을 횡보하고 있다.
16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올해 1~11월까지 글로벌 판매량은 656만7865대로 집계됐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글로벌 판매목표는 현대차 468만대, 기아차 292만대 등 총 760만대로 책정됐다. 이에 따라 12월 판매량을 감안하더라도 725만대를 넘기 힘들어 목표달성은 물건너갔다.
구체적으로 올들어 현대차는 내수 67만5507대, 해외 334만9121대 등 402만4628대를 팔았다. 기아차는 내수 47만1075대, 해외 207만2162대 등 254만3237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의 경우 내수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지만, 해외판매는 4.9% 감소해 전체적으로 3.6% 줄어든 실적을 기록했다. 기아차는 내수판매 3.8%, 해외판매 0.4% 감소해 전체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줄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현대기아차가 5년째 판매목표 달성에 실패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 820만대 목표를 제시했지만, 801만5745대를 기록했다. 2016년에는 판매목표를 813만대로 낮춰 잡았지만, 역시 788만266대 판매에 그쳤다. 2017년에는 다시 825만대로 목표를 상향했지만, 실제 판매는 725만1013대로 크게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결국 2018년에는 판매목표를 755만대로 대폭 낮춰서 책정했지만, 역시 739만8975대로 목표 달성에는 미치지 못했다.
올해도 760만대로 판매목표를 보수적으로 책정했음에도, 725만대 전후에서 판매량이 멈출 것으로 전망된다. 12월에 100만대 이상을 파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가 이처럼 계속해서 목표 달성에 실패하는 이유는 뭘까.
처음부터 목표를 너무 높게 책정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은 미중 무역전쟁 등의 여파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됐고, 세계 3대 시장인 미국, EU, 중국 중에서 중국시장 부진이 결정적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글로벌 추세인 SUV 차종을 적기에 제대로 공급하지 못한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대기아차 목표를 도전적으로 잡은 것도 있지만, 그만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를 방증하는 것”이라며 “800만대를 다시 넘기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회복이 관건이지만, 과거처럼 회복하기는 힘들다는 관측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이고, 차별대우도 많이 받는 시장”이라며 “현지 로컬 자동차업체들의 기술력이 향상되면서 현대기아차와의 차별화가 시급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차종의 SUV를 투입하고, 제네시스 등 고급 브랜드 이미지로 경쟁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수출 확대로 수익성 개선도 동반돼야 한다는 얘기다.
올해 현대기아차에서 선보인 신차들이 내년부터 해외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되면 실적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아울러 인도를 비롯해 동남아 같은 신흥시장에서 더 적극적으로 경쟁함으로써 일본차들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