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로 주택수요 높였으나 경기·물가 중점"
  • ▲ 이주열 총재가 지난 17일 한은 본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송년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
    ▲ 이주열 총재가 지난 17일 한은 본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송년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7일 열린 출입기자단 송년간담회에서 "통화정책을 현 수준보다 완화적으로 갈 수 있는 정책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사실상 완화적인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낮은 오름세를 장기간 이어가고 있어 한은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의 중앙은행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물가상승률 둔화 압력도 완화할 필요가 있어 두 차례 금리를 인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화정책만으로 저물가에 대응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완화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는 물가 움직임만 보고 결정할 것이 아니라 경기, 금융안정 상황 등과 추가 조정에 따른 부작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해 "우리 경제의 취약점인 가계부채 증가세를 둔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계부채는 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며 "정부의 이번 대책은 주담대에 대한 규제 강화와 함께 주택 수요에 영향을 주는 조치들이 함께 담겼다"고 덧붙였다.

    올해 가계부채 증가세는 예년과 비교해 둔화하고 있다고 해도 여전히 절대 수준이 과다한 것으로 지목된다. 특히 부채가 소득보다 높은 증가세를 보이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3분기 가계부채 잔액은 1572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5조9000억원 증가했다. 가계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 중에서 은행 주담대 중심으로 증가 규모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출규제에도 불구하고 은행 주담대가 늘면서 전체 금융기관의 주담대 증가 폭을 확대시켰다. 금융기관의 주담대 잔액은 830조3000억원으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7년 말(343조8000억원) 대비 2.4배 껑충 뛰었다.

    이 총재는 "올해 가계부채 증가세가 전 금융권 중심으로 둔화하고 있으나 여전히 은행 중심으로 대출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부채 증가세를 더 둔화시키는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서울 중심으로 집값이 가열된 원인 중 하나로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이 낮아진 점을 꼽은 데 대해서는 두 차례 금리 인하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 총재는 "완화적인 금리 여건으로 인해 차입비용이 낮아짐에 따라 주택수요를 높이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도 "거시경제 여건과 금융안정 상황에 비춰볼 때 경기와 물가에 중점을 둬야 할 상황에서 금리를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물가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현 수준보다 완화적으로 갈 수 있느냐는 질의에는 "완화적인 정책 여지는 있다"라고 답했다.

    이 총재는 "사실상 완화적인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낮은 오름세를 장기간 이어가고 있어 한은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의 중앙은행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물가상승률 둔화 압력도 완화할 필요가 있어 두 차례 금리를 인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화정책만으로 저물가에 대응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완화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는 물가 움직임만 보고 결정할 것이 아니라 경기, 금융안정 상황 등과 추가 조정에 따른 부작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인플레이션 지속에 따른 디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그는 "최근 낮은 물가상승률은 수요압력 약화뿐만 아니라 공급 및 정책 요인에도 상당 부분 기인하고, 기조적 물가흐름은 1%대 초중반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가수준의 하락이 상품 및 서비스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지속하는 현상을 지칭하는 디플레이션의 일반적인 정의에서 봤을 때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