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임상 3상 실패 이어 다른 후보물질도 임상 2상 실패유한양행 후보물질 약 8800억 기술수출… 비임상단계로는 이례적NASH 치료제 없어 성장가능성 높아… 과감한 투자 이뤄질까
  • ▲ 유한양행 본사. ⓒ유한양행
    ▲ 유한양행 본사. ⓒ유한양행

    글로벌제약사 길리어드의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신약이 개발에 실패하면서 유한양행으로부터 기술도입한 후보물질의 개발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길리어드는 최근 NASH로 인한 진행성 섬유증 치료를 위한 단독 및 병용요법의 임상 2상(ATLAS) 연구결과를 통해 1단계 이상 섬유증 환자를 대상으로 적응증 개선을 위한 1차 주요 효능평가지표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다.

    다만 길리어드는 일부 긍정적인 결과를 보인 병용투여군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발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앞서 길리어드는 지난 2월 또 다른 NASH 치료제 후보물질인 '셀론서팁'의 임상 3상에도 실패한 바 있다.

    NASH 치료제 개발에서 선두적인 역할을 해 온 길리어드가 연이어 개발에 실패하면서 유한양행이 기술수출한 파이프라인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유한양행은 올 초 길리어드와 NASH 치료 신약후보물질 관련 7억8500만 달러(약 88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길리어드와 계약을 맺은 신약후보물질은 NASH 치료를 위한 2가지 약물표적에 작용하는 것으로, 현재 선도물질 최적화 단계에 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후보물질 도출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한양행은 길리어드와 비임상연구를 공동수행하고 이후 길리어드가 독점적 권리를 갖고 글로벌 임상시험, 허가, 상업화 등을 진행한다.

    기술수출 당시 길리어드의 신약후보물질이 유효성 미흡이나 부작용 발생 등의 악재가 이어지며 유한양행의 물질을 택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특히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단계에도 진입하지 않은 초기 후보물질이 1조원에 가까운 규모의 기술수출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길리어드가 해당 물질의 가능성을 높게 판단한 것으로도 해석됐다.

    길리어드는 B형 간염 치료제, C형 간염 치료제 등 간질환 분야 글로벌 시장의 선두기업인 만큼 NASH 치료제 개발은 지속적으로 이어갈 전망이다.

    NASH는 흔히 간 내 지방의 축적에 의해 시작되며, 염증으로 발전해 최종적으로는 다수 환자에게 간섬유증과 간경변을 초래한다. 특히 비만 환자와 당뇨병 환자에게 발병할 확률이 높으며, 현재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 의학적 수요가 높은 분야다.

    업계 관계자는 "길리어드는 NASH 치료제 개발을 위해 유한양행뿐 아니라 다수의 글로벌제약사들과의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유한양행의 후보물질은 임상단계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뒤 길리어드가 어떤 방향으로 개발을 이끌어갈지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