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비중/신장율 급상승 가도 현지가보다도 저렴한 와인이 인기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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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이 국민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22일 이마트가 2019년(1월1일~12월19일) 주류 매출을 결산한 결과 와인이 처음으로 주류 소분류 내에서 국산맥주와 수입맥주를 각각 제치고 가장 많은 매출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와인 매출은 주류 내에서뿐만 아니라 올해 이마트 품목별 전체 매출 순위상 톱10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2000년초 이래로 성장가도를 달려왔던 와인은 지난 2016~2017년 소비자들의 입맛이 수입맥주로 돌아서면서 맥이 꺾여 역신장을 거듭했었다.

    최근 초저가 와인을 비롯해 현지가보다도 낮은 중저가 와인이 이마트에 등장하고 수입맥주에 물린 소비자들이 다시 와인을 카트에 담으면서 매출액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급격한 성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이마트의 최근 3개년 주류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맥주(국산+수입)의 매출 비중은 2017년 50.5%, 2018년 47.6%, 2019년 43.8%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 가운데 국산/수입 맥주의 비중은 각각 2017년 24.9%(국산)/25.6%(수입), 2018년 22.6%(국산)/25%(수입), 2019년 22.2%(국산)/21.6%(수입)로 감소하는 추세다.

    같은 기간 와인은 2017년 17.8%로 출발해 2018년 20.2%를 거쳐 2019년에 이르러서는 23.3%로 국산과 수입맥주를 모두 제쳤다. 소주 역시도 2017년 16.9%, 2018년 17.2%, 2019년 18.2%로 분발했지만 와인의 아성에는 미치지 못했다.

    또한 와인은 2018년 19.9%, 2019년 10.4%로 신장율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명용진 이마트 주류 바이어는 "온라인에서는 팔지 않는 와인이 오프라인 집객 상품으로 그 중요도가 더욱 높아지는 추세"라며 "10ml당 가격이 수입맥주와 비슷한 도스코파스가 올해 107만병 팔린 것을 비롯해 최근 이마트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질 좋은 와인들을 현지가보다도 저렴하게 판매하면서 와인 대중화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고 분석했다.

    이마트가 판매하는 주요 인기 와인 가운데 70종 가량이 현지가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3~4년 전부터 이마트가 수입사와 협업해 적극 가격을 낮춘 덕분이다.

    특히 칠레에서보다도 저렴한 도스코파스를 비롯해 세븐폴스 까버네쇼비뇽의 경우 판매가 1만9800원으로 현지가(미국 2만2173원)보다 10% 가량 저렴하다. 피터르만 바로산 쉬라즈'도 마찬가지로 1만9800원으로 현지가(호주 2만2173원)보다 10% 가량 저렴하다.

    이마트의 2013년에 출시한 20주년 개점기념 와인인 '로스바스코스'였다. 당시 신규상품의 경우 와인별 1000~3000병 가량 정도만을 수입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이마트는 한번에 3만병 대량발주를 단행하면서 가격을 절반 수준으로까지 낮출 수 있었다.

    로스바스코스의 히트로 자신감을 얻은 이마트가 이후에도 수입사를 통해 세븐폴스/펜폴즈/그루에셀렉션/아와테레 등을 수 만병 대량 발주해 현지보다 저렴하게 판매하고, 업계 주목을 끌면서 전반적으로 저렴한 와인 가격이 하락하는 데 기여하게 됐다.

    명용진 바이어는 "도스코파스의 경우 '수입맥주에 준하는 가격' 명제를 먼저 설정하고 이에 맞는 와인들을 '블라인드 테이스팅'해 고른 가성비 와인"이라며 "저렴하고 좋은 품질의 와인들이 많아지면서 와인이 맥주와 같은 일상주가 되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