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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경기가 회복한다는 바닥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실적 호조를 보인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1분기 (9~11월)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51억 달러, 59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을 기록했다.
마이크론은 이 같은 실적 달성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해소와 함께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이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론이 화웨이와의 거래 재개 소식을 알리면서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 상황이다.
마이크론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화웨이에 새로운 제품 공급에 대한 자격 획득을 언급했으며 올해 하반기 들어 D램 수요도 예상보다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마이크론이 내년 낸드플래시 감산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관측됐다.
마이크론은 내년 D램 시장 수요 증가를 10% 중반, 낸드 수요 증가를 20% 후반에서 30% 초반으로 제시했다. 내년 D램 생산은 시장 대비 소폭 상회하는 반면 낸드는 시장 대비 크게 밑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낸드 신규 투자에 소극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의미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낸드 시장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여기에 메모리 반도체 현물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DDR4 8Gb D램은 20일 종가기준 3.03달러로 전주대비 2.0% 올랐고, DDR4 4Gb는 1.73달러로 같은 기간 6.7% 오르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D램 가격은 올들어 7월까지 지속 하락세를 보였다가 7월부터 9월까지 석 달 간 동결됐다. 이어 지난 11월 소폭 하락했다.
D램 현물가격 상승으로 고정거래 시장에서는 바이어들의 재고 비축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서버와 그래픽 D램 재고가 상당히 낮다는 점에서 당초 예상보다 빠른 내년 1월 또는 1분기부터 서버 D램을 필두로 고정거래 가격 상승세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의하면 올해 반도체 펩 장비 투자액은 전년대비 7% 하락한 566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다만 지난 상반기 예상한 19% 하락보다는 감소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하반기부터 3D 낸드를 중심으로 메모리 분야에 대한 투자 급증과 첨단 로직 반도체 및 파운드리 분야의 투자가 살아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이 같은 기조는 내년에도 이어져 투자액도 총 580억 달러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반기별 팹 장비 투자액은 지난 2018년 하반기 10%, 올해 상반기 12% 감소했다. 특히 3D 낸드 투자는 2018년 하반기 대비 57% 급락하면서 메모리 분야에 대한 팹 장비 투자액도 38% 감소하며 100억 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D램 분야에 대한 투자도 2018년 하반기와 올 상반기에 각 12%씩 하락했다.
특히 투자 증가는 TSMC와 인텔이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첨단 로직 반도체와 파운드리에 대한 투자가 2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3D 낸드 분야에 대한 투자는 70% 이상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