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GS건설, 조합원들과 "아파트 이름 바꿔라" 갈등아파트 명칭에 신반포 아닌 반포 넣자…시공사·구청에 민원건설사, 일반분양후 명칭변경 쉽지 않아…준공전까지 협의
  • 롯데건설과 GS건설이 반포 재건축 사업장에서 아파트 명칭을 두고 조합원 갈등에 휩싸였다. 

    조합은 부촌 이미지가 강한 '반포'를 브랜드로 확보하려는 입장인 반면 건설사는 일반분양이 끝나 쉽게 변경할 수 없다며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반포우성 조합원들은 지난 달 서초구청 게시판에 새 아파트 명칭을 정하는 과정에서 롯데건설의 행동이 불합리하다는 민원을 지속적으로 게시했다.

    앞서 반포우성 조합원들은 지난 11월 아파트 명칭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반포르엘', '르엘반포'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롯데건설은 '르엘신반포센트럴'이라는 명칭을 내걸고 홍보를 시작했고 일반분양까지 모두 마쳤다. 르엘신반포센트럴은 평균 82.1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반포우성 조합원들은 아파트 이름을 지을때 일반적으로 재건축조합과 시공사가 협의를 하는데 시공사인 롯데건설과 아무런 협의도 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은 기존 아파트 명칭에 있는 '반포'를 떼고 '신반포'를 붙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롯데건설이 처음 선보인 르엘(LE-EL)도 인지도가 없어 선호하지 않는다는 부정적 의견도 내비치고 있다. 

    이와관련 민원을 접수한 서초구청측은 "재건축 정비사업장의 신축아파트 명칭은 조합원과 시공자의 의견 수렴을 거쳐 사업주체(조합)의 신청에 따라 기재하는 사항"이라며 "아파트브랜드 이름 선정은 건설사의 상표권 침해 여부를 다각적으로 검토해 조합과 시공자가 협의해 결정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반포우성 조합원들의 민원을 접수했고 롯데건설에 문의한 결과 조합에 새 아파트 네이밍 관련 협의를 위한 공문을 보낸 것으로 들었다"며 "아파트 명칭은 준공전까지만 확정하면 되는 사항이라 건설사에서는 장기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입주자모집 공고에 '신반포센트럴자이'라는 명칭이 포함됐다 하더라도 아파트 이름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며 준공인가 신청시 기재하는 단지명이 최종 결정되는 아파트 이름이라는 의미다. 

    앞서 구청 관계자는 "반포우성 재건축아파트는 오는 2022년 준공을 앞두고 있어 조합과 시공사가 협의할 시간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 롯데건설 뿐만 아니라 GS건설도 반포 재건축사업장에서 비슷한 이유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2017년 일반분양을 끝마치고 올해 6월 입주를 앞둔 '신반포센트럴자이(옛 신반포 한신 6차 아파트)'도 일부 조합원이 '반포센트럴자이'를 선호하고 있어서다.

    회사측은 일반분양이 끝났고 분양 당시 고급화 전략을 내세워 신반포센트럴자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는데 이제와서 아파트 이름을 교체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조합은 새 아파트 이름에 부촌 이미지가 강한 '반포'를 브랜드로 넣고 싶지만 건설사가 협조를 해주지 않아 속이 타는 분위기다. 

    서초구내 반포동에 위치한 아파트값이 가장 비싼 것도 한몫한다.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아크로리버파크와 래미안퍼스티지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각각 34억원, 31억원으로 거래되며 30억 클럽에 진입했다.

    같은기간 잠원동 아파트들도 27억~28억원대에 거래됐지만 반포동 집값을 뛰어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결국 주민들 사이에서 '반포'에 대한 지역명 선호도가 가장 높고 신반포와 잠원이 그 뒤를 잇다보니 조합과 건설사 기싸움은 계속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잠원동 소재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잠원동 일대 단지가 입주 당시 아파트 이름에 잠원 대신 신반포를 넣은 것과 비슷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래미안신반포팰리스를 시작으로 래미안신반포팰리스, 신반포자이 등 서초구 잠원동 일대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이 '신반포'를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

    건설사의 한 관계자도 "조합과 시공사 갈등은 결국 집값 때문 아니겠냐"며 "신반포에 9호선이 들어서고 생활권이 전보다 훨씬 편리해졌지만 반포가 부촌이라는 이미지가 워낙 강해 벌어진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반포 1·2·4주구와 3주구의 재건축사업 초기화로 새 시공사를 찾자 건설사가 이를 염두에 두고 '반포' 브랜드를 아끼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건설사들이 반포 1·2·4주구와 3주구에서 '반포' 명칭 프리미엄을 대대적으로 내세워 사업을 따내기 위해 홍보할 가능성도 있다"며 "준공전까지 최대한 시공사와 협의해 반포 명칭을 확보해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