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 7억달러 규모 증액계약…총 1조원 육박삼성물산 미국·인도·카타르 등서 1.8억달러 늘려'카르발라 정유공장' 일괄증액…"원가율 개선 기대"
  • ▲ 카르발라 정유공장 현장. ⓒ현대건설
    ▲ 카르발라 정유공장 현장. ⓒ현대건설
    해외시장에 진출중인 건설사들이 잇따라 공사비 증액에 나서고 있다. 중동 산유국 재정악화로 신규사업 발주가 줄고 원자재가격이 치솟자 기존 계약액을 증액,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19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7~8월 두달간 국내 건설사들의 증액계약 규모는 6억9172만달러(9214억원)에 달했다.

    월별로 보면 7월이 3억5978억달러, 8월이 3억3194억달러 규모다.

    이기간 증액건수가 가장 많은 건설사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다.

    삼성물산은 미국·인도·카타르·말레이시아·중국·캐나다·대만·방글라데시 등 해외 곳곳에서 10건, 1억8419만달러대 증액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 오스틴법인이 발주한 '삼성전자 오스틴 리트로핏 공사'가 4812만달러로 증액 규모가 가장 컸고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가 발주한 '뭄바이 복합문화시설(DAICEC) 공사'가 2297만달러로 뒤를 이었다.

    삼성물산은 1~8월 누적수주액 4억7705만달러로 전체 6위를 기록중이다. 전년동기 57억7969만달러대비 91.7% 줄어든 실적이다.

    7~8월 증액규모가 가장 큰 계약은 현대엔지니어링이 2019년 수주한 폴란드 '폴리머리 폴리체 PDH(프로판탈수소화)/PP(폴리프로필렌) 플랜트공사'로 8141만달러 증액이 이뤄졌다.

    해당사업은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북서쪽 460㎞ 거리에 위치한 폴리체에 연 40만t 규모 폴리프로필렌 생산시설과 항만 등 부대시설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최초 계약당시 총공사비는 11억1522만달러로 국내 건설사가 유럽연합(EU)에서 수주한 사업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현재 준공을 앞둔 상황으로 지난해 하반기 초도생산에 돌입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삼성E&A에 이어 해외수주 2위를 달리고 있다.

    1~8월 누적수주액은 40억9964만달러로 전년동기 22억2091만달러대비 84.6% 늘었다.
  • ▲ 중동 유전시설 전경. ⓒ연합뉴스
    ▲ 중동 유전시설 전경. ⓒ연합뉴스
    지난해 준공된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프로젝트' 경우 일괄적인 증액계약이 이뤄졌다.

    해당 프로젝트에서 현대건설은 계약액을 5353만달러, 현대엔지니어링은 2222만달러 늘렸고 SK에코플랜트도 5050만달러 증액에 성공했다.

    건설사들의 잇따른 증액계약은 해외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한 선제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해외수주는 유가하락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겹치며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 통계를 보면 국내 건설사들의 1~8월 누적수주액은 179억5673만달러로 전년동기 219억3242만달러대비 18.1% 감소했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유가 하락 여파로 네옴시티 등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미뤄지고 있고 그룹사 발주물량도 전년보다 줄었다"며 "현재로선 진행중인 프로젝트 수익성을 강화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대형건설 B사 관계자는 "전쟁 여파로 국내 주택사업은 물론 해외사업도 자재가격과 운임이 상당부분 비싸졌다"며 "이런 분위기에선 신규 프로젝트 참여가 되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사업장 증액분이 실적에 반영되는 하반기부터 영업이익, 원가율 개선 등이 기대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