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장애 물론 특판 때마다 오류 빈번고객 불안·피로 누적…은행 불신 커져'안정성 최우선' 전산시스템 관리 구멍
  • ▲ ⓒKEB하나은행 모바일뱅킹 '하나원큐' 화면 캡처.
    ▲ ⓒKEB하나은행 모바일뱅킹 '하나원큐' 화면 캡처.
    은행 모바일뱅킹의 치명적인 단점이 또 한번 여실히 드러났다.

    잦은 전산장애는 물론 이벤트 때마다 속수무책으로 오류가 나면서 기본적인 시스템 작동조차 안정적으로 관리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우대금리 연 1.45%를 더해 최고 연 5.01% 금리를 주는 적금 특별판매를 진행했다.

    3일간 모바일뱅킹 접속자가 폭주하면서 고객 불편을 초래하자 판매 마감시간 전까지 가입 절차를 일부 진행한 고객들에게 가입 기회를 주기도 했다.

    하나 더적금 최종 가입고객은 136만7000명, 가입금액은 3788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존 마감시간인 5일 오후 5시보다 각각 약 4만명, 약 100억원 늘어난 셈이다.

    1년 이자 수익은 최대 8만원에 불과하지만 저금리 장기화로 은행의 기본 적금금리가 1%대로 내려앉은 만큼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그러나 적금 가입을 위한 모바일뱅킹 접속부터 로그인은 물론 휴대폰·신분증 인증 등 모든 절차가 로딩 지연과 오류를 무한 반복했다.

    상당수 영업점에는 대기표가 400번대까지 줄지었고, 상담사 연결도 1~2시간 이상 대기해야 연결됐다. 콜센터에서는 '하나 더적금 가입 폭주로 상담사 연결이 지연되고 있다'고 안내했다.

    3일간 적금 특판과 무관하게 모바일뱅킹에서 일반 계좌이체나 조회 등을 이용하려는 고객들도 앱 접속 폭주로 인해 불편을 겪어야 했다.

    A고객은 "적금에 가입하기 위해 최소 4단계는 거쳐야 하는데, 절차가 멈추거나 갑자기 첫 단계로 돌아가는 등 이상한 오류가 계속됐다"며 "실명 확인도 안 되고 인증을 수십 번 해도 알 수 없는 장애가 떠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가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앞서 카카오뱅크도 100억원 한도로 연 5% 금리를 주는 특판 정기예금을 진행해 접수 시작 1초 만에 완판됐다. 

    당시 모바일뱅킹 접속자가 폭주하면서 30여분 동안 앱 실행이 불가했고, 알 수 없는 이상한 오류 알림 메시지만 떴다. 상담센터 연결도 먹통이었다.

    이뿐만 아니라 가입 및 로그인 오류, 체크카드 결제 문제, 대출 오류, 명의도용, 해외 부정결제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면서 고객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판 이벤트로 빚어지는 오류뿐만 아니라 전산장애에 따른 앱 먹통도 비일비재하다.

    대부분 모바일뱅킹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거나 생체인증 오류, 이체 불가 등의 경우다. 속도가 느려지는 등 소소한 오류도 많은 편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차세대 전산시스템 '위니'를 가동하면서 여러 차례 앱 접속 오류를 나타냈고, 타 은행 간 송금이 10시간가량 진행되지 않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장애가 일어날 때마다 은행들은 한결같이 "트래픽이 집중돼 서버가 과부하 됐다"라거나 "일시적으로 고객이 몰리면서 접속이 지연됐으나 조속히 정상 복구될 것"이라는 안일한 대답만 내놓을 뿐이다. 

    고객들의 불안과 피로도 누적되고 있다. 전산시스템 장애는 보안 문제와 직결될 수 있는 만큼 은행들이 사전에 대비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고객 불신도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은행들이 모바일뱅킹 강화를 외치고 있지만 기본적인 작동조차 오류를 내면서 시스템 관리에 구멍이 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끊임없이 제기된다. 시스템 안정성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는 은행들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