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입찰지침서 수정, 국토부·서울시 지적 무상지원·특화설계 전부 제외현대·GS·대림산업 10일 현설 참석, 조합 →건설사 3곳 새 입찰지침서 전달대안설계 권고사항에 수입제품·최고급 마감재 명시…건설가 과열경쟁 예고
  • ▲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 입찰지침서. ⓒ 채진솔 기자
    ▲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 입찰지침서. ⓒ 채진솔 기자
    정비시장의 뜨거운 감자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자 선정 입찰이 다시 한 번 시작됐다. 

    앞서 한남3구역 조합은 국토부와 서울시 지적사항을 모두 반영해 입찰지침서를 한 차례 수정했다. 

    사업비 무이자 지원이나 특화·혁신설계 등은 모두 제외됐으나 대안설계 권고사항으로 최고급 자재를 제시한 탓에 또다시 건설사 수주 과열경쟁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3구역 조합은 전날 조합사무실에서 현장설명회를 개최하고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관계자들에게 입찰지침서를 전달했다. 

    앞서 한남3구역 조합은 지난달 입찰지침서를 손질했다. 국토부와 서울시가 문제로 지적한 사업비 무이자 지원, 임대주택없는 단지 조성, 가구당 5억원 최저 이주비 지원 등 조항을 모두 배제하기 위해서다. 

    조합 관계자는 "앞서 국토부와 서울시가 지적한 내용을 모두 반영했다"며 "이주비 무상 지원, 혁신설계 추가제안도 모두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조합이 새로 만든 입찰지침서를 살펴보니 조합원 무상 제공 부분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대안설계 권고사항을 살펴보면 기존 내장재는 수입제품 혹은 국산이어도 최고급 수준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남3구역이 건설사에 제시한 입찰지침서의 분야별 공사비 산출기준을 살펴보니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던 지난 2019년 3월과 크게 달라졌다.

    일례로 사업시행인가당시에는 거실과 주방, 식당, 안방, 기타 침실에 사용되는 바닥재의 마감재를 국산으로 명시해뒀다.

    그러나 이번에 마련된 대안설계 권고사항에는 최상급 인도네시아산 원목마루와 최상급 이탈리아산 등 수입제품으로 적어뒀다.

    현관과 주방, 발코니, 욕실에 사용되는 타일과 주방가구 등 역시 사업시행인가 당시만해도 국산을 권고했으나 이번에는 전부 이탈리아산 등 수입제품 최상급 이상으로 마감재 기준을 대폭 올렸다. 

    주방가구 역시 사업초기에는 한샘 가구였지만 이번 입찰지침서에는 이탈리아, 독일 등 수입제품 최초급 이상을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아파트 외부에 사용되는 자재는 국산 최고급 천연대리석 등을 사용하도록 했다. 

    게스트하우스나 다목적실, 부대시설, 코인세탁실에 사용되는 자재들도 최초급 인테리어 석재, 카펫타일, 대리석타일 등 가구를 포함해 최고급 인테리어를 적용하도록 설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은 조합이 제공한 입찰지침서에 맞춰 제안서를 작성하고 대안설계 권고사항 범위 안에서 전략을 세우게 됐다.

    고급마감재, 해외 주방시설 등 한정된 범위 내에서 고급화 전략으로 승부를 봐야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 건설업계 연구원은 "분양가상한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조합원들 입장에서는 내부 마감재를 고급화하는 것이 손해를 조금이라도 덜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화설계가 불가능해진만큼 건설사 입장에서도 최대한 조합원의 표심을 확보하고자 내부 마감재 고급화에 사활을 걸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