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가이치 호재 vs 우한폐렴 악재경동나비엔 베이징공장, 귀뚜라미 천진공장 가동 중단"사드파동 때도 판매량 증가… 영향 미미할 것"
-
보일러업계가 약 364억달러(2018년 기준) 규모의 세계 최대 보일러 시장인 중국으로 인해 웃다 울고를 반복하고 있다.
연초 기대했던 중국 정부의 '석탄개조사업'(메이가이치·가스보일러 보급사업)이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란 악재로 인해 한달만에 분위기가 뒤바뀌었다.
메이가이치는 중국 정부가 2016년부터 석탄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해 가스보일러 보급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미중 간 갈등이 심화됐던 2018~19년엔 시장이 위축됐지만 올해 무역 분쟁이 완화국면에 접어들면서 현지 탈석탄 사업과 관련한 전망도 밝아졌다.
국내 업체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는 각각 베이징공장, 천진공장 등 중국 내 공장 준공 및 증설로 현지 점유율을 확보해나갈 전략이었다.하지만 중국 정부가 우한 폐렴 확산 방지를 위해 춘절 연휴기간 연장을 요청해 공장문이 닫혔다. 이에 올초 메이가이치 기대를 품은 상승세가 멈칫하고 있다. -
올초 보일러업계는 2020년 중국 가스보일러 시장을 약 600만대로 전망했다. 2017년 시장 규모였던 500만대와 비교해 크게 줄어든 2018~19년 중국 가스보일러 시장(약 300만대)의 두배 정도를 기대한 것이다.
보일러 업계에서는 사드때와 비교하며 이번 우한 폐렴 사태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2017년도에 메이가이치 효과로 판매량이 높았으나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는 판매가 반토막 났다. 올해 다시 메이가이치 효과를 기대했으나 우한 폐렴으로 인해 공장이 중단됐다"며 "어떤식으로 영향이 미칠지 시장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답했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보일러는 생필품 개념 보단 환경 정책에 영향을 받는 제품으로 이번 우한 폐렴이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며 "2017년 사드 사태에서도 보일러는 높은 수출액을 기록했다"고 전망했다.정주호 코트라 중국 톈진무역관은 "중국의 심각한 대기오염, 중국 정부의 환경정책 변화, 남방지역 가정 난방 수요 증가, 프리미엄 제품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보일러 구매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라며 "한·중 FTA 협정 세율 적용 또한 유리해 경쟁할만 하다"라고 설명했다.보일러의 한중 FTA 협정세율은 양허유형에 따라 매년 1%씩 인하돼 2024년부터는 0% 적용 예정으로 2020년엔 4% 관세율을 적용받는다.
실제로 관세청 수출입실적에 따르면 사드보복이 있었던 2017년 보일러 수출금액은 4853만9000달러(한화 약 572억원)로 최근 3년 동안 가장 높았다. 이어 2018년도에는 2785만달러(한화 약 328억원), 2019년엔 2534만달러(한화 약 298억원)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중국 시장에 도전한 귀뚜라미는 지난 1999년 중국 톈진 공장을 설립한 이후 대리점망을 갖추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약 4만8000㎡(1만4500평) 규모에 2018년부터 시범 가동 중인 경동나비엔 북경공장은 올해 연간 50만대의 보일러 생산 능력을 갖추는 게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