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CEO, 비즈니스 미팅 어쩌나IT 기업 줄줄이 불참... GSMA, 첫 행사 취소장비, 네트워크 솔루션 등 한국 기술력 선보일 기회 놓쳐글로벌 업체 파트너십 체결 미뤄지는 등 사업 차질 불가피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세계이동통신박람회(MWC)가 33년만에 취소됐다. 5세대 이동통신(5G)을 알리는 글로벌 무대의 장이 무산되면서 국내 통신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 CEO들은 24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0'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해당 CEO들은 코로나19 위험을 무릅쓰고 5G 홍보를 위해 예정된 비즈니스를 소화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이사회 멤버인 데다가, 각종 비즈니스 미팅을 위해 MWC 여행길에 오를 예정이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도 화웨이 등 글로벌 통신사, 장비 제조사 등 비즈니스 파트너사와 제휴로 참석을 확정했다. 구현모 KT 사장도 내달 CEO 취임에 앞서 MWC에서 얼굴을 비출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통 3사는 지난해 5G 세계 첫 상용화에 따른 위상을 높이고, 글로벌 기업과의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MWC 참가에 사활을 걸었다. 이에 회사를 대표하는 CEO들은 출장단 규모를 최소화하는 등 자구책을 발휘해서라도 참석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LG전자를 비롯해 인텔, 페이스북, 아마존, 소니, 시스코 등 국내외 IT 기업이 MWC 불참 계획을 밝히면서 행사 운영에 심상치않은 기류가 감지됐다. MWC 주최측인 GSMA가 고심끝에 행사 취소 결정을 내리면서 이통 3사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MWC 기간 진행하기로 했던 CEO 비즈니스 미팅은 물론, 글로벌 업체와의 파트너십 체결도 미뤄지게 되면서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진 것. 특히 5G 장비와 네트워크 솔루션 부문에서 한국의 기술력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됐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MWC 취소로 대한민국 5G 리더십 소개, 글로벌 사업 협력 기회를 모색할 수 없게 됐다"며 "부스 비용과 위약금 문제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MWC는 세계 200여개국이 참가해 4억 7300만유로(약 6093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창출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MWC는 지난 2017년 이슬람 극단주의단체 ISIS의 바르셀로나 테러가 일어난 뒤에도 개최되는 등 행사가 취소된 건 33년만에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