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10조 규모로 약 5천배 확대‘3대 명품 유치·화장품 특화·아이돌’… 차별화 전략 통했다해외로 보폭 넓히는 롯데免… 해외 매출 1조 목표
  • ▲ 1980 초기 매장 전경ⓒ롯데면세점
    ▲ 1980 초기 매장 전경ⓒ롯데면세점
    “3년 안에 글로벌 1등 면세점이 되겠다.”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가 지난 2018년 취임 이후 밝혔던 비전이다. 2020년까지 매출 합산 29조원을 달성해 세계 1위 면세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롯데면세점은 이미 매출 목표를 초과 달성한 상태다. 1980년 오픈 첫해 20억 원의 매출 규모로 시작했던 롯데면세점의 2019년 매출은 약 10조 원 규모로 약 5000배 확대되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세계 면세시장에서 1위 기업이 되는 일이다. 14일 창립 40주년을 맞은 롯데면세점이 세계 정상에서 축배의 잔을 들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 1999 김포공항 면세점 오픈ⓒ롯데면세점
    ▲ 1999 김포공항 면세점 오픈ⓒ롯데면세점
    ◇ ‘3대 명품 유치·화장품 특화·아이돌’… 차별화 전략 통했다
     
    롯데는 1979년 사업권 허가를 받았고 1980년 2월 14일 소공동에 국내 최초의 종합 면세점을 개점했다. 롯데면세점의 가장 큰 특징은 백화점처럼 구획된 ‘부티크 스타일’의 매장이었다. 이런 형태의 매장은 롯데면세점이 세계 면세점 최초로 시도한 것이다. 

    이후에도 롯데면세점은 늘 ‘다른 길’을 갔다. 기존 면세점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분야에 도전했다. 담배, 술 위주의 면세점 영업 틀에서 벗어났다. 해외 명품과 보석 등으로 확장했다.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등 세계 3대 명품이 면세점에 전부 들어간 곳도 롯데가 세계 최초다.

    2000년대 들어 롯데면세점은 화장품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2000년 인천공항 개항을 앞두고 롯데는 화장품 특화 매장을 구상했다. 해외 명품과 주얼리 브랜드 유치 경험을 바탕으로 랑콤 에스티로더 시슬리 샤넬 등 글로벌 브랜드를 줄줄이 인천공항에 들여왔다.

    이 전략은 큰 성공을 거뒀다. 인천공항 화장품 매장 운영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2002년 8월 샤넬 랑콤 에스티로더 시슬리 등 4대 화장품 브랜드 월 매출이 100만달러를 넘겼다. 이후 3년 뒤에는 에스케이투까지 합쳐 5대 브랜드 월 매출이 200만달러로 뛰었다. 누구도 예상 못한 ‘대박’이 났다.

    이는 세계 면세산업 판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부분의 면세점이 기존에는 잘 판매하지 않던 화장품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게 됐다. 현재 화장품은 세계 면세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이다.

    롯데면세점은 한류가 성장하던 2000년대 한류마케팅을 도입하며 본격적인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초기에는 배용준 기념품샵으로 일본인 관광객의 필수 쇼핑 코스를 만들었고, 이후 ‘K팝’의 전 세계적 인기를 끌면서 엑소,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등 많은 한류스타들을 모델로 기용한 마케팅을 펼치며 홍보 효과와 관광객 유치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아이돌 가수 등 롯데면세점 모델들이 출연하는 패밀리콘서트는 지난해까지 29회 개최됐고, 13만 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이 이를 보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이로 인해 56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2800억 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추정된다.
  • ▲ 40주년 기획 상품 '시예누'ⓒ롯데면세점
    ▲ 40주년 기획 상품 '시예누'ⓒ롯데면세점
    ◇ 해외로 보폭 넓히는 롯데免… 해외 매출 1조 목표

    롯데면세점은 201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뛰어들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시작으로 국내 면세업계 최초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 후 미국 괌, 일본 오사카와 도쿄, 베트남 전역, 호주, 싱가포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올해 새로 문을 여는 매장을 포함하면 롯데면세점의 해외 사업장은 8개국, 1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17년 2000억원 수준이었던 롯데면세점의 해외 매출은 3년만인 올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을 찾은 2010년대 중반부터 국내 매출액이 2014년 4조원, 2017년 6조원, 2018년 7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국내외를 합쳐 약 10조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오픈 첫해 20억원보다 약 5000배 늘어난 수치다. 40년 전 문을 연 명동본점은 2018년 매출액 4조원을 넘기며 매출액 기준 세계 1위 점포 지위를 유지 중이다.

    여기에 올해에도 줄이어 해외 매장 오픈을 준비 중이다.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베트남 다낭시내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또 이달 예정돼 있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입찰에 참여, 사업권 재탈환에도 나선다. 추가 매장이 잇따라 문을 열 경우 올해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인 10% 이상의 성장률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복병도 있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최대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과 보따리상(다이궁)이 크게 감소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은 이미 지난 2일 제주점, 7일 명동본점을 임시 휴업했고 현재 전국 시내점의 운영시간을 2시간 단축하며 매출 타격이 현실화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롯데면세점은 예정돼 있던 40주년 기념식과 봉사활동마저 취소했다.

    이런 악재에도 롯데면세점은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말 영국의 유명 아티스트인 스티브 윌슨과 아트콜라보레이션을 공개한 데 이어 40주년 엠블럼, 키비주얼 등을 점포 시즌 데코레이션에 녹여 선보이는 등 한류마케팅을 넘어선 문화마케팅을 벌인다. 또 국내 대표 화장품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초고가 화장품 브랜드’ 시예누를 단독으로 선보이고 올 3월 명동본점에 정식 매장도 오픈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올 한 해 동안 국내 제품뿐만 아니라 해외 뷰티 및 럭셔리 패션, 그리고 쥬얼리 브랜드 등과 협업한 단독 제품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이와 동시에 유명 인플루언서의 제품 리뷰 영상 또한 론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