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만 기업대출 8조6천억 늘어대기업·중소기업대출 모두 증가세중기대출시장 경쟁 심화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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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들이 올해도 가계대출 총량과 예대율 관리를 위해 기업대출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특히 가계 빚을 잡으려는 정부의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어 쪼그라드는 가계대출을 방어하기 위한 기업대출 경쟁이 심화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877조5000억원으로 1월에만 8조6000억원 급증했다.

    지난해 12월 기업들의 연말 재무관리를 위한 대출 상환으로 -6조2000억원 감소했으나 한 달 만에 대폭 증가한 것이다.

    증가 규모는 2017년 1월(8조9000억원)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다. 통상 연초에는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으나 은행 자체적으로도 기업대출에 주력한 것도 영향이 크다.

    기업대출 중 중소기업대출이 5조4000억원 불어나면서 기업대출 증가 폭을 키웠다. 대기업대출도 3조1000억원 늘었다. 

    중소기업에 포함되는 자영업자대출인 개인사업자대출도 1조6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증가 폭보다는 두 배로 커졌다. 

    은행들이 기업대출에 힘을 쏟는 것은 정책적 요인이 주요하다. 정부가 가계대출의 연간 증가율을 5%대 이내에서 관리할 것을 주문했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신(新) 예대율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신 예대율은 기존 예대율에서 가계대출 위험 가중치를 15% 올리고, 기업대출은 15% 낮추는 것이다. 기존에는 가계, 법인, 개인사업자에 대해 각각 100%만큼 예대율을 산정했다.

    신 예대율에 맞추려면 분모인 예금을 늘리거나 분자인 대출 중 가계대출을 줄이고 기업대출은 늘려야 한다. 예대율은 예수금 대비 대출금으로 은행의 건전성을 보여준다. 

    은행들은 규제 시행 전 예대율 관리에 집중하면서 간신히 100% 안에 들었다. 지난달 4대 은행 예대율 평균은 98.04%로 지난해 3분기까지 신 예대율 기준으로 100%를 넘는 곳도 있었으나 올해 방어에 성공했다.

    은행들이 기업대출에 집중하면서 실제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 증가 폭이 훨씬 컸다. 기업대출이 8조6000억원 늘 때 가계대출은 3조7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가계대출보다 중소기업대출 증가 폭이 더 컸다. 

    다만, 개인과 가계에 대한 대출보다 기업대출 규모가 더 크고 그만큼 비용이나 건전성 등 리스크를 안고 가야 하는 만큼 향후 공격적인 여신 증대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