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요양원 내 방역체계 구축 등 시급한 상황 29번, 30번 환자 종로구 일대 고령자 접촉 등 우려 김우주 교수, 지역사회 확산 시 ‘가장 취약한 공간’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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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우한 폐렴)가 지역사회 전파 등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시점, 감염병 취약군인 고령자들이 모여있는 요양시설에 대한 방역관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여러 곳을 이동하며 근무하는 중국인 간병인에 대한 관리체계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지역 내 요양병원, 요양원 등이 뚫리면 걷잡을 수 없는 확산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다. 

    최근 우한 폐렴 중앙임상TF 등 대다수 감염병 전문가들에 따르면 면역력이 강한 젊은 연령대는 항바이러스제 투여 없이도 자가치유가 가능하지만 고령자에게는 신속한 바이러스 억제 기전이 발동돼야 한다. 

    그만큼 중증질환으로 번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사회 감염으로 추정되는 국내 확진자 중 최고령자인 29번 환자(82세 한국인 남성)의 사례는 우한 폐렴 방역체계의 강력한 변화를 시사한다. 

    이와 관련 김우주 교수(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는 “지역사회 전파가 이뤄지는 단계에서 주목해야 할 공간은 요양병원, 요양원 등 요양시설이다. 규모를 갖춘 의료기관과 달리 감염관리 측면에서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면역력이 떨어진 노인들이 집단생활을 하는 곳은 분명히 감염에 취약한 공간으로 분류돼야 하며, 이에 대한 적극적 방역망을 가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 중 하나는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중국인 간병인이다. 한곳에서만 근무하는 형태가 아니라 여러 곳을 다니면서 환자를 돌보고 있어서 만약 이들 중 감염자가 발생한다면 사태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중국인 간병인 역시 보건의료인력으로서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근무제한을 두는 등 규제는 불필요하다. 병원이나 입소시설 내에서 이들을 대상으로 검진을 실시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 29번·30번 환자, 접촉자 및 감염경로 파악이 관건     

    29번 환자와 그의 아내인 30번 환자(68세)는 서울시 종로구 관내 복지시설을 통해 독거노인에게 도시락 배달봉사 활동을 했고 복지관 및 경로당을 방문하면서 감염 취약계층과 접촉이 잦았을 것을 추정된다

    구체적인 감염경로 및 시점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노인들과 접촉한 것은 여전히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이에 보건당국은 29, 30번 부부환자의 감염경로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파악 중이다. 

    먼저 확진된 29번 환자가 방문했던 노인복지관 등에서 증상이 있거나 해외를 방문한 사람과 접촉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9번 환자의 활동 범위 내에서 유증상자나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이 있었는지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전혀 감염원을 추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몇 가지 가능성을 놓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