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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우군으로 알려진 카카오가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도 중립기조를 지속 유지하고 있다.
조 회장의 반대파이자 한진칼 최대 주주인 'KCGI'의 경영권 확보 의지가 최근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KCGI 연합'의 승리로 주총이 끝날 경우 대한항공과의 시너지를 예측할 수 없어 사실상 '눈치보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지분을 계속 매입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는 지난해 말 한진칼 지분 1%(200억원 규모 추정)을 취득하고 올해 또 매입을 진행했다. 올해 주총 경영 의결권은 지난해 지분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올해 추가 매입한 지분은 의결권이 없다. 하지만 1%의 지분도 한진가 경영권 분쟁에서 중요 변수로 작용, 향후 경영권 참여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추가 확보한 지분의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정기 주총 이후에 임시 주총을 새로 열어야 한다. 추가 지분 매입은 정기 주총 이후 계속될 경영권 분쟁에 대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카카오 측은 대한항공과 사업 시너지를 내기 위해 주식을 샀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께 카카오는 대한항공과 '고객 가치 혁신 및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한 바 있다. 이때 당시 대한항공 측은 "정보기술(IT)을 강화하려는 조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의 요구에 의해 MOU가 체결됐으며, 이에따라 카카오의 한진칼 지분 매입이 단순 사업 제휴로만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KCGI를 중심으로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반도건설 등 조 회장 반대파들의 경영권 확보 의지도 커, 카카오 내부에서 이들의 승리로 주총이 마무리 되면 대한항공과 사업 시너지를 원만히 내기 어렵다는 의견도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줬던 세력인 만큼, 반대파들의 집권 속에서 큰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실제 최근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강성부 KCGI 대표는 카카오를 저격하기도 했다.
이날 강 대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시도 당시 사업 시너지 제안을 카카오에 했는데, 카카오와 한진그룹이 그 얘기를 그대로 하고 있더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당시 KCGI가 펀드에 참여, 비즈니스 협력 등을 카카오에 제안했는데 카카오가 KCGI의 아이디어를 활용해 조 회장과 MOU를 맺었다는 주장이다.
이에 카카오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카카오는 "2016년부터 이미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서 카카오톡을 항공 분야에 활용하겠다는 뜻을 이야기해왔다"며 "지난 '2016 카카오 비즈니스 컨퍼런스'에서 당시 신정환 카카오톡 부사장은 여행상품과 항공권을 검색하고 카카오톡 메신저상에서 e티켓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 계획을 밝힌 바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 일부 투자자들과 내부에선 '한진가' 싸움에 연루되 불이익을 받는게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한쪽에 치우친 경영권 힘 실어주기가 부메랑이 돼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존재한다"며 "세간의 우려를 뒤로 카카오가 추가 지분 매입 등 경영권 개입에 나설지 이목이 집중된다"고 말했다.
한편, 조 회장(6.52%)은 델타항공(10%), 특수관계인(4.15%), 어머니인 이명희 고문(5.31%), 여동생 조현민 전무(6.47%), 카카오(1%)가 연대하면 총 33.45%의 지분을 확보한다.
조 전 부사장(6.49%)의 우호 주주들로는 KCGI(17.29%), 반도건설(8.29%) 등이며, 약 32.07%의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