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28조↑ 2·3분기보다 확대연간 증가율 4.1%…16년 만에 최저치은행 가계대출 주담대 중심 급증 지속
  • ▲ ⓒ한국은행
    ▲ ⓒ한국은행
    우리나라 가계 빚이 사상 처음으로 1600조원을 넘었다. 

    지난 2016년 이후 가계부채 수준이 둔화하고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절대 수준이 높은 점은 발목이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부채 잔액은 1600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에만 전 분기 대비 27조6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2017년 4분기(31조5000억원) 이후 2년 만에 증가 규모가 가장 컸다. 

    지난해 가계 빚 증가 규모를 보면 ▲1분기 3조2000억원 ▲2분기 16조8000억원 ▲3분기 15조8000억원이었다. 

    가계신용은 가계부채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금융회사에서 빌린 대출(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합한 금액이다.

    증가율로 보면 2016년 4분기(11.6%) 이후 하락곡선을 타며 지난해 3분기 3.9%까지 떨어졌으나 4분기 4.1%로 다소 주춤했다. 그러나 연간 증가율은 2003년(1.6%) 이후 16년 만에 가장 낮았다. 

    매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던 가계 빚은 정부의 고강도 가계부채 안정화 대책의 영향으로 2016년부터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가율은 2016년 11.6%, 2017년 8.1%, 2018년 5.9%로 떨어졌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가계부채가 정부의 대책으로 지속해서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부동산대책은 시차를 두고 올해 2분기 정도에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난해 3분기 기준 명목 GDP 대비 가계 빚 비중은 96.6%로 다소 상승했는데, 가계부채 증가율이 아직 명목 GDP 증가율을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가계부채가 역대 최대치인 1600조원을 넘어섰고, 부채가 소득보다 빠르게 늘고 빚 수준이 여전히 높다는 점은 우려 요인이다. 

    가계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 잔액은 1504조4000억원으로 4분기에만 23조원 증가했다. 이는 2017년 4분기(28조7000억원)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다만, 연간으로 보면 지난해 57조8000억원 늘어 2018년(76조8000억원)보다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 이는 2013년(54조6000억원) 이후 6년 만에 가장 적게 증가한 것이다. 

    가계대출 중에서도 은행 부문이 대폭 불어났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연중 54조6000억원 늘어나 지난 2002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큰 증가 규모를 보였다.

    가계 빚이 급증했던 2016년의 증가 규모 수준만큼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주담대 증가 규모는 연중 39조7000억원다. 기존에 취급된 집단대출과 전세자금 대출 중심으로 증가세가 이어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비은행 가계대출은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제2금융권에 대한 대출 규제 강화로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연중 4조5000억원 감소했다. 

    이 가운데 주담대는 연중 -10조4000억원 급감했고, 기타대출은 6조원 늘었다. 보험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연중 7조6000억원 증가했다. 안심전환대출 등 주택금융공사의 정책모기지론 양수액이 늘어난 영향이다.

    한편 판매신용 잔액은 95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조6000억원 늘었다. 여신전문회사 중심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 증가 규모는 1분기 마이너스(-1조9000억원) 수준에서 2분기(5000억원), 3분기(2조4000억원)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