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영업이익 9729억·135억전년比 6.9%·66.1% 나란히 감소오너 4세 등판에도 실적 하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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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명가'로 불리는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하 코오롱FnC)이 연매출 1조원이 무너졌다. 10여 년만이다. 성장성이 꺾인 아웃도어를 대체할 만한 신성장동력이 마땅치 않은데다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과 맞물린 업체 간 치열한 경쟁으로 부진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FnC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9729억원, 1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9%, 66.1% 감소했다. 수익성의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1.4%까지 주저 앉았다.
코오롱FnC는 지난 2010년 연매출 1조 클럽에 진입한 이후 처음으로 1조원 이하의 실적을 기록했다. 한때 매출 기준으로 삼성물산 패션부문(1조7320억원)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코오롱FnC은 지난해뿐 아니라 몇 년째 내리막을 걷고 있다. 2015년 매출 1조1516억원을 기록하더니 2016년 1조1372억원에서 2018년 1조456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015년 598억원에서 2016년 551억원에서 2018년 399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이웅렬 전 코오롱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전무가 2018년 말부터 구원투수로 나섰지만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이다. 코오롱이 섬유산업을 모태로 커온 기업으로써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패션을 총괄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 시점인지 잘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코오롱FnC가 실적이 하향 곡선을 그리는 이유는 주력 브랜드 코오롱스포츠에 정체에 있다. 2013년까지 두 자릿 수 성장세를 보이던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신규 업체 진입 등으로 포화상태에 빠졌고 가격 경쟁 심화와 판매 부진에 따른 재고 증가 등이 겹친 것.
코오롱스포츠는 한때 매출 5000억원대에 진입했지만 2018년 2700억원으로 추락했다. 경기침체, 아웃도어 브랜드간 경쟁 등으로 따뜻한 겨울로 지난해도 비슷한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평이다.
더욱이 코오롱스포츠에 이어 턴어라운드를 시킬 신성장동력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입모은다. 쿠론·슈콤마보니·왁 등 패션 브랜드 만 22개에 이르지만 성장이 더딘 것도 고민거리다. 신사업 다각화와 자사몰 강화로 입점 브랜드를 늘리며 다양한 시도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지만 수익성으로 이어지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코오롱FnC는 지난해는 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한 기간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아웃도어 시장 침체, 날씨 영향,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실적이 하락했다"면서도 "코오롱스포츠 리뉴얼, 신규 브랜드 인수, 온라인 비즈니스 투자 등 새로운 사업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