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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투자심리도 불안감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위험자산인 주식은 급락한 반면 안전자산인 금값과 채권값은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85.45포인트(4.19%) 내린 1954.77포인트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일보다 28.12포인트(4.38%) 내린 614.60포인트로 종료했다. 외국인은 이날 무려 1조3122억원을 순매도했다. 사상 최대 규모다. 10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11.92포인트(0.61%) 내린 1942.85에 출발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산유국 감산 합의 실패로 국제 유가 쇼크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증시는 더욱 직격탄을 맞았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급락이라는 새로운 악재가 나타남에 따라 코스피 저점을 기존 1930포인트에서 1850포인트로 하향 제시한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투심을 진정시킬 재료가 부족하다는 게 문제"라면서 "재정·통화정책의 국제공조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데 짧게는 3일, 길게는 3주 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는 12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16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17~18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20일 중국 인민은행 금리 결정, 26~27일 유럽연합(EU) 정상회담 등이 잇따라 예정돼 있다.
공포로 얼룩진 주식시장과 달리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값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일 KRX 금시장에서 1kg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73% 오른 6만44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6만5520원까지 올랐다. 10일 현재는 소폭 하락한 6만4450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 금값도 8년 만에 170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4월물 가격은 장중 온스당 1702.40달러(약 204만6000원)까지 상승했다.
코로나19 환자 발생 초기 무렵인 올초부터 현재까지 국내 금값 시세는 오름세를 보였다. 올해 1월2일 기준 5만6860원이던 KRX 금시장 금 현물 1g당 가격은 1월8일 6만원대에 진입해 이후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가 급증하기 시작한 2월 중순 급등했다. 지난 2월24일은 6만4800원에 마감하며 2014년 3월 KRX 금시장 개설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다.
KRX 금시장 연도별 일평균 거래량으로 볼 때도 상승세가 뚜렷하다. 2018년 19.6kg에서 2019년 43.6kg으로 늘었다가 2월 기준 일평균 금거래량은 74.7kg으로 폭증했다.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과 연방준비제도 등 중앙은행의 금리 완화 정책으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가격 상승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채권 금리가 하락하면서 채권 선호 심리도 극대화되고 있다.
지난 9일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일보다 4bp(1bp=0.01%포인트) 하락한 연 1.038%에 마감했다. 이날 장중 한때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0%대까지 내렸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단기자금 시장에 있던 대규모의 자금이 금리 하락에 배팅해 채권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채권금리가 하락하면 채권값은 상승한다. 금리가 내려가면 투자자가 가지고 있는 채권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팔 때 더 큰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신동수 유진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3년 금리가 미 연준의 긴급 금리인하와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기대 강화로 급락했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성장의 하방리스크와 글로벌 통화 완화 강화 흐름을 고려하면 시장금리의 0%대 진입은 시간 문제"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