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결제액 1조6300억원 추정… 업계서 가장 큰 폭 상승일평균 주문건 300만 돌파… 상품 마진 낮은 생필품 위주주문량 늘었지만 수익은 악화… 코로나 이후가 중요해져
  •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쿠팡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온라인쇼핑이 크게 늘면서 쿠팡을 찾는 소비자도 대폭 늘었지만 수익에 대한 고민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가장 주목받는 유통 채널중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다.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이 한국인이 주요 인터넷 쇼핑에서 신용카드, 체크카드, 계좌이체, 휴대폰 소액결제로 결제한 금액을 표본 조사한 결과 쿠팡의 지난 2월 결제액은 1조63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900억원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베이코리아가 1조4400억원으로 전 월 대비 1800억원 증거한 것을 감안하면 온라인쇼핑 결제액 중 가장 크게 늘어난 수치다. 

    소비자들이 직접 장보는 것을 피하고 외출을 삼가면서 온라인쇼핑의 비중이 그만큼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이런 추세는 코로나19 사태가 고착화되는 3월에 더욱 두드러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쿠팡이 마냥 흡족할 수 없는 상황이다. 쿠팡의 적자구조가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문이 폭증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쿠팡의 누적 적자는 3조원에 달한다. 

    특히 주문 폭증으로 배송지연이 잇따르면서 로켓배송, 로켓프레시 품목이 품절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쿠팡은 이미 지난 1월 28일 로켓배송 출고량이 역대 최고치인 330만건을 넘어선  이후 일평균 300만건을 유지 중이다. 

    아르바이트 배송인 쿠팡플렉스의 건단 배송료도 평소 1000원 안팎에서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최대 4000원까지 뛰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문이 급증한 생필품인 라면, 신선식품이나 생수 등은 마진이 가장 낮은 상품군이다. 

    쿠팡이 직매입해서 판매하는 마스크, 손세정제 등 위생용품은 아예 가격을 동결한 상황. 이 때문에 배송료를 포함할 경우 오히려 손해보고 판매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e커머스의 대표주자인 쿠팡도 코로나19에 수혜를 보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번 현상이 그렇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며 “수익성 중심 경영이 필요한 시점에서 이번 주문 폭증은 수익성을 오히려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쿠팡의 매출총이익률(GPM)이 낮고 무료 배송으로 배송건당 평균단가(ASP)가 낮다는 것이 근거다. 그는 오히려 수혜를 보는 것은 상품 경쟁력과 배송 경쟁력을 통해 트래픽을 감당할 수 있는 대형마트 중심의 온라인몰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쿠팡에게 기회가 되리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쿠팡의 이용객이 20~30대에서 40~50대로 확대되면서 이용자 층이 확대되고 있고 생필품 주문이 쌓이면서 구매 장벽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번 코로나19의 흥행 보다는 코로나19 이후 쿠팡의 영업이 얼마나 느는지가 향후 쿠팡의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쿠팡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쿠팡플렉스 등의 배송료에 대한 부담이 커진 것은 맞지만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