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조원태 연합군 커넥션 주목… '정치권+헤지펀드' 결합KCGI 강성부-서스틴베스트 류영재-민생당 채이배 '한배''리베이트 의혹' 주도… 대한항공 노조 "정치적 이용말라" 경고
  • ▲ 왼쪽부터 강성부 KCGI 대표,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채이배 민생당 의원.ⓒ뉴데일리
    ▲ 왼쪽부터 강성부 KCGI 대표,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채이배 민생당 의원.ⓒ뉴데일리

    한진칼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反조원태 세력 간의 긴밀한 움직임이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 업계에서는 KCGI(강성부 펀드)를 비롯한 주주연합,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 지난 연말 설립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정치권의 민생당 채이배 의원 등이 한진그룹을 타깃으로 협력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KCGI는 2018년 11월 한진칼 지분 9%를 처음 취득했다. 이른바 ‘물컵사건’ 여파로 갑질기업 오명을 썼던 한진그룹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명목으로 경영권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이후 꾸준한 지분 매입을 통해 현재 17.68%(의결권 기준 17.29%)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이다.

    KCGI는 국내 행동주의펀드 1세대로 알려진 강성부 대표가 설립한 사모펀드이다. 강성부 대표는 조원태 회장에 반기를 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비롯해 반도건설과 손을 잡고 주주연합을 형성해 한진칼 경영권 싸움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서스틴베스트는 류영재 대표가 2006년 설립한 국내 의결권 자문사이다. 서스틴베스트는 지난달 26일 ‘2020 정기주주총회 시즌 프리뷰’라는 보고서를 냈다. 한진칼 조원태 사내이사에 대해 지난 5년간 국토교통부 과징금을 문제 삼으며 재선임에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의결권 자문사들은 해당 기업 주총이 열리기 5일~15일전쯤에 보고서를 한번 발표한다. 주총 안건에 대해 찬성 혹은 반대 여부를 밝힘으로써 기관투자자 및 개인투자자들이 의결권을 행사하는데 있어 참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문제는 서스틴베스트가 이례적으로 프리뷰라는 명목으로 보고서를 작성했고, 그 시점도 통상적 시기보다 일찍 발표함으로써 조원태 회장 재선임 반대 분위기를 몰아가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내용 역시 부실했다. 지난 5년간 대한항공이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안전 관련 과징금 76억원을 받아, 조 회장이 기업 가치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적격성 우려를 표시했다. 하지만 76억원 중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 과징금 27억9000만원을 제외하면 국내 항공사 중 운항 1만편당 최저 과징금 수준이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지난해 12월 설립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도 한 축을 맡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의 초대 회장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가 맡았다. 발기인으로는 강성부 KCGI 대표를 비롯해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대표, 김봉기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홍성국 미래에셋대우증권 전 대표,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 등이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지난달 14일 조원태 회장과 석태수 한진칼 대표에 2월중에 공개토론회 개최하자고 제안했지만, 한진그룹이 거절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조원태 회장에게 연임 성공 시 과거 경영성과 악화에 대한 책임소재 규명과 기존 전문 경영진 교체 의사가 있는지 질의하기도 했다. 주주연합 측에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참여 여부를 명확히 밝혀달라고도 했다.

    즉, 강성부 KCGI 대표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큰 틀 안에서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동료인 셈이다. 그 첫 번째 타깃은 한진그룹인 것이다. 특히 의결권 자문사는 객관적 보고서를 통해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에 도움을 줘야 하는데 편향된 시각을 보이고 있어 중립성과 객관성, 전문성 등에 의구심을 낳게 하고 있다.

    이중 한진칼 지분 3%를 지닌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선택도 주목된다. 황성환 대표는 강성부 대표와 SMIC(서울대 투자연구회) 동기로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

    업계에서는 채이배 민생당 의원도 이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채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대한항공의 에어버스 리베이트 의혹을 제기했다. 프랑스 경제범죄 전담 검찰의 수사종결합의서를 법원의 판결문인 것으로 해석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한국 검찰이 수사하도록 압박했다. 

    KCGI 측은 기다렸다는 듯 같은 날에 1차 성명서, 6일에 2차 성명서를 내며 리베이트 의혹을 몰아세웠다. 채 의원도 11일 대한항공 리베이트 수사 착수를 촉구하는 보도자료 내면서 재차 압박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채이배 의원과 공동으로 지난달 20일 ‘주주총회 문제점과 대안 모색’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채 의원은 지난해 대한항공 정기주총에서 조양호 회장의 이사 선임을 반대했으며, 주총장에 직접 참석해 의사 발언을 하기도 했다. 채 의원이 한진그룹을 문제 삼기 시작한 것은 2016년부터이다. 

    다시 말해 업계에서는 강성부 KCGI 대표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가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을 통해 공식적으로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을, 구체적으로는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을 몰아내는 것에 힘을 합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채이배 의원까지 본인이 생각하는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같은 구도는 즉각 한진그룹 구성원의 반발을 불렀다.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12일 입장문을 통해 "한진그룹의 작금의 위기는 자신의 존재감을 돋보이려는 정치인이 한두 마디 훈수를 던져도 문제없는 한가한 장소가 아니다"라며 채이배 의원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노조는 "채 의원은 확인되지 않은 의혹으로 의결권을 제한하라며 3만 노동자가 지키고 있는 삶의 터전을 투기판으로 만든 투기자본 KCGI를 결과적으로 대변해주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 [반론보도] ‘조원태 끌어내리기’… 연출 강성부, 주연 조현아, 조연 채이배·류영재 기사 관련

    본지는 3월 13일자 [‘조원태 끌어내리기’… 연출 강성부, 주연 조현아, 조연 채이배·류영재] 기사에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KCGI를 비롯한 주주연합, 서스틴베스트, 국회의원 채이배 등과 한진그룹을 타깃으로 협력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우리나라 기업의 건전한 거버넌스 정착 등을 위해 노력하는 모임이다. 본 포럼의 한진칼 경영권분쟁 관련 공개토론회 개최 제안은 주주연합과 전혀 관계없이 내부 의사결정 기관을 통해서 결정한 것이며, 주주연합 등과의 사전 협의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 본 포럼의 세미나 등 활동 역시 주주연합과는 관계없이 우리나라 기업거버넌스 개선을 위해 필요하고, 본 포럼의 발전을 위해 한 것으로 한진그룹을 타깃으로 하거나 주주연합과 협력을 한 것이 아니다. 본 포럼은 조원태 회장에게도 포럼 회원으로 가입할 것을 권유한 바 있다”라고 밝혀왔습니다.

  • 반론보도문(결정)

    ○ 제목: 「채이배 국회의원 등의 한진그룹 타깃 협력 의혹」 보도 관련 반론보도문

    ○ 본문:
     본 신문은 2020년 3월 13일자 경제-산업면에 「'조원태 끌어내리기… 연출 강성부, 주연 조현아, 조연 채이배·류영재」 라는 제목으로, '정치권의 민생당 채이배 국회의원 등이 한진그룹을 타깃으로 협력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취지로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채이배 전 국회의원은 "2006년부터 경제민주화 전문가로 활동해 왔으며 2016년 땅콩회항 이후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등에 관심을 가져왔다"며 "한진그룹 관련 주주연합 등과는 아무런 협력관계에 있지 않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반론보도는 법원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