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임시 금통위 개최 협의 사실 인정 지난달 금리 동결후 코로나19 팬데믹 선언분위기 급반전…추경안 통과·금리인하로 경기 극복
  •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뉴데일리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뉴데일리
    한국은행이 조만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코로나19(우한폐렴)로 금융시장, 실물경제가 악화된 탓에 금리를 인하하고 재정부양책과 정책공조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통위원들은 지난 12일 열린 금통위 정례회의에서 안건 논의를 마치고 임시 금통위 개최 필요성과 시기에 대한 논의를 벌였다.

    지난 2월27일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으나 금융시장 변동성이 고조됐고 실물경제 위축이 빠른 속도로 심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우한폐렴)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선언했고 그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로 국제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이로인해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도 대응책을 내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3일 기준금리를 연 1.00∼1.25%로 0.5%포인트 긴급 인하했고 영란은행(BOE) 등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도 금리인하에 발맞췄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 개최를 협의 중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시장에서는 이번 주 임시 회의를 통한 금리인하 단행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한은은 지난 13일 "임시 금통위 개최 필요성에 대해 현재 금통위원들 간에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임시 회의의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시사한 셈이다. 간밤 미국 다우지수가 9.99% 폭락 마감한 직후였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금리인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안 국회 처리가 예정된 이번주 중 임시 회의를 개최할 것으로 점친다.

    추경안 국회 본회의 처리가 17일이기 때문에 임시 회의 개최일은 17∼18일이 유력하다.

    재정·통화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 WHO 펜데믹 선언 이후 공포 심리를 잠재우고자 부양책을 적극 펼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4일 간부회의에서 "통화정책만으로 코로나19의 파급 영향을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이 과정에서 정부정책과의 조화를 고려해 나가야 한다"며 정책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지난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금융상황 특별점검회의에 경제부처장관들 외 이주열 한은 총재가 참석한 점도 의미가 깊다.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이 17∼18일(현지시간) 예정된 점도 임시 회의 시기를 늦출 수 없는 요인이다.

    시장에선 연준이 이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최소 0.75%포인트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 제로금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연준과 달리 한은이 임시 회의를 열더라도 0.25%포인트를 넘어 한번에 0.50%포인트 이상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과 다르게 금리를 급격히 인하할 경우 자본유출 우려가 있고 추가 정책 여력을 남겨둬야 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 요인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임시 회의에서 0.25%포인트를 내리고 추가 인하는 3분기에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