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지난 8월부터 비상경영… 계열사 곳곳 구조조정올해 임기 만료되는 CEO 다수… 연임 여부에 촉각글로벌 현장 행보 강화하는 신동빈 회장 눈길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두번째)이 가나 수훔(Suhum)지역의 카카오 농장을 방문해 카카오 재배환경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롯데지주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두번째)이 가나 수훔(Suhum)지역의 카카오 농장을 방문해 카카오 재배환경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롯데지주
    연말이 다가오면서 롯데그룹의 정기 임원인사 폭과 범위를 두고 긴장감이 높아지는 중이다. 올해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롯데그룹에게 각별한 시기다. 그룹 전반의 실적 부진에 따른 롯데지주의 비상경영이 선포됐고 주요 계열사에서는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이 잇따르는 중이다.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의 임기가 만료되는 상황에서 이들의 연임 여부는 향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미래전략 방향성을 가늠하는 기준점이 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올해 정기임원인사는 이르면 11월께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통상 12월에 인사를 발표했지만 올해는 인사평가가 일찌감치 진행되면서 인사도 앞당겨지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롯데그룹 인사가 특별히 시선을 끄는 것은 지난 8월부터 그룹 컨트롤타워인 롯데지주가 비상경영 체제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룹 전반의 실적 부진이 주요 이유가 됐다. 구조조정도 이어지는 중이다.

    앞서 롯데온, 롯데케미칼과 롯데면세점에 희망퇴직이 진행된 것에 이어 최근에는 코리아세븐에서도 창사 후 첫 희망퇴직이 진행됐다. 임차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사옥 이전도 연이어 어졌다.

    이미 롯데지주는 물론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 임원들은 주말에도 출근하며 사업현안을 챙기고 있다. 그야말로 살얼음판의 분위기가 3개월 째 이어지는 상황이다. 

    올해 인사를 두고 긴장감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롯데그룹 전반의 상황과 무관치 않다.

    실적 개선을 위한 대규모 물갈이 인사가 되리라는 전망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둔 CEO는 적지 않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이영구 롯데웰푸드 대표 겸 롯데식품군 총괄대표, 박윤기 롯데칠성 대표이사 부회장,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 등이 꼽힌다. 

    이들의 연임 여부는 위기 속 롯데그룹의 전략과 방향성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신 회장은 올해 초부터 줄곧 ‘위기’를 강조해왔다. 

    그는 올해 상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지난 10년과 다른 상시적 위기의 시대가 됐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회사가 돼 기업가치를 제고해 달라”고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신 회장이 최근 글로벌 현장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은 의미가 적지 않다.

    신 회장이 지난달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진행한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에서 원롯데의 첫 번째 협력 전략 상품인 ‘빼빼로’를 매출 1조원의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한·일 롯데가 협력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성장 가능한 기업이 돼달라”며 “해외 매출 1조원이 넘는 다양한 메가 브랜드 육성에 강력한 실행력을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이어 이달 초 롯데 식품 계열사 경영진과 아프리가 가나를 방문해 카카오 공급망을 점검하고 벨기에, 폴란드 현지 생산시설을 살핀 것도 글로벌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늘 해외진출과 글로벌 사업을 강조해온 만큼 올해 인사에서 해외사업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릴 것인지가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올해 인사는 위기 속 롯데그룹이 향후 전략과 방향성을 가지게 될지를 내다볼 수 있는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