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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서울집값을 잡기 위해 '15억원이상 아파트 대출금지'라는 초고강도 규제정책인 '12·16부동산대책'을 내놓은지 두달만인 지난달 '2·20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집값이 급등한 경기 수원 영통·권선·장안구와 안양 만안구, 의왕시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하고 이들을 포함한 조정지역에 대한 대출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한달이 지나면서 규제를 벗어난 지역의 집값이 튀는 풍선효과가 또다시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핀셋규제'를 내세워 부동산대책을 계속 내놓는 이상 부작용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 정권의 '두더지잡기' 식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17일 한국감정원의 주간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에 따르면 2·20대책이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수원시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주(9일 기준) 0.76% 상승을 기록했다. 대책전인 지난달 17일 1.81% 상승에서 절반가량 상승폭이 줄었다.
안양 만안구 역시 한달새 0.46% 상승에서 0.39% 상승으로 소폭 줄었다. 반면 함께 조정지역으로 지정된 의왕시는 같은기간 0.38% 상승에서 0.49% 상승으로 상승폭이 커졌다. 이달들어 코로나19(우한폐렴) 확산 등의 영향으로 주택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대책 효과가 크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대책이후 규제를 빗겨간 비규제지역은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천시는 대책전인 지난달 17일 기준 0.30% 상승에서 24일 0.40% 상승으로 오르더니 이달 2일 0.42%, 9일 0.38% 등 계속 오름세다. 특히 연수구는 대책 이후 3주 동안 2.65%나 올랐다.
수원 인근의 오산시와 군포시도 대책이후 급등세를 이어갔다. 오산시는 대책전 0.18% 상승에서 대책이후 0.41%, 0.98%, 1.95% 등 매주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군포시 역시 대책전 0.38%에서 0.67%, 1.27%, 1.18% 등 상승폭이 커졌다.
수도권 서남권에 위치한 안산(1.68%), 시흥(1.58%), 광명(1.72%), 화성(2.27%) 등도 대책 이후 3주간 크게 올랐다. 조정대상지역인 구리시(2.99%)도 별내선 연장이라는 교통 호재를 안고 매주 1% 안팎의 상승폭을 기록중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총선이후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지역을 대상으로 또다시 부동산대책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급확대책이나 부동산으로 유입되는 유동자금을 흡수할만한 정책없이 규제 일변도의 '핀셋규제'론 정책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양지영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집값이 오르는 지역에 대한 때려잡기식 규제책은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집값을 안정화시키는 어렵다"면서 "3기 신도시 개발 가속화 등 추가적인 공급대책들이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단순규제로는 또다른 풍선효과를 낳을뿐"이라며 "새로운 대책을 내놔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