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글로벌 유행 위기감 고조잇따른 생산기지 셧다운 및 실적감소 불가피이 부회장, AI-양자 컴퓨팅 기술 등 미래기술 집중논의최 회장, 기존 관행 및 시스템 등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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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대표 기업 총수들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위기 돌파를 위한 지속적인 혁신을 주문하고 나섰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당면한 위기 상황을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미래와 혁신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현재 삼성과 SK를 둘러싼 경영환경은 녹록치만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 유행으로 번지면서 글로벌 공급망 붕괴는 물론 수요 위축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상의 경제적 피해가 있을 것으로 진단한다. 특히 경기 침체 강도는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더 심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은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조정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세계 경제성장률을 기존 0.4%에서 -1.5%로 낮췄으며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국 실질 국내총생산(GDP)도 일제히 마이너스 성장으로 조정했다. 한국 경제 역시 '마이너스(-) 성장'에 대한 비관론이 제기되는 상태다.

    국내 기업들이 체감하는 환경은 더욱 혹독하다. 글로벌 생산기지의 잇따른 셧다운 위기와 함께 실적 감소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구미 사업장에 이어 해외 생산기지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인도 노이다 공장과 생활가전을 생산하는 첸나이 공장 가동을 중단했으며 유럽 슬로바이카 TV 공장을 이날부터 일주일간 가동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8일에는 미국과 캐나다 현지 삼성 체험 매장을 폐쇄하기도 했다. 

    또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수요가 당분간 회복되기 힘든 만큼 스마트폰과 가전 등의 판매 부진 및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분의 실적 하락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그룹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 등 SK그룹 주력 계열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SK하이닉스는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스마트폰과 PC 등의 수요 침체로 인한 매출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산유국 간 감산 합의 불발 등으로 인해 국제 유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수익성 악화에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SK이노베이션 계열사 SK에너지의 공장 가동률은 기존 100%에서 80%로 낮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과 최 회장이 지속적인 혁신을 주문한 것도 위기 돌파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지속 가능 기반을 단단히 하자는 의미를 읽힌다. 

    이 부회장이 지난 25일 수원에 위치한 삼성종합기술원을 찾아 신기술 연구개발 현황을 보고 받고 미래 기술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차세대 AI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양자 컴퓨팅 기술 ▲미래 보안기술 ▲반도체·디스플레이·전지 등 혁신 소재 선행 기술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 부회장은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미래를 철저히 준비, 국민의 성원에 우리가 보답할 수 있는 길은 혁신"이라며 "한계에 부딪쳤다 생각될 때 다시 한번 힘을 내 벽을 넘자"고 말했다.

    최 회장은 각 관계사가 위기 돌파를 위한 생존 조건을 확보하고, 근무형태 변화의 경험을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위한 계기로 삼아 줄 것을 강하게 당부했다.

    최 회장은 현재 상황을 앞으로도 재발 가능성이 큰 위기상황으로 진단하고 체계적인 안전망 구축을 주문했다. 

    최태원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을 보면서 그동안 SK가 짜놓은 안전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모든 관계사들이 기존 관행과 시스템 등을 원점에서 냉정하게 재검토해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