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 사업' 물적 분할 후 매각'몸값' 7000억선, 딜라이브 대비 부담 적어SKT-LGU+, M&A 시 1위 탈환 사정권 군침조직 안정화 및 '코로나19' 등에 M&A '신중론' 부각
  • 잠재적 유료방송 매물 후보로 거론돼 온 현대HCN이 공개 매각을 결정하면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이동통신사들의 셈법도 분주해질 전망이다.

    유력 매물 후보로 꼽히는 딜라이브에 비해 비용 부담도 적은 데다, 한 차례 유료방송 M&A를 마친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의 경우 1위 사업자인 KT와 점유율 격차를 바짝 좁힐 수 있는 만큼 눈독들일 만한 매물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30일 종합유선방송사업 계열사인 현대HCN의 방송·통신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매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사업 부문을 '현대퓨처넷(존속법인)'과 '현대HCN'(신설법인)'으로 분할하는 방식으로, 현대퓨처넷이 분할 신설회사의 주식 100%를 보유하게 된다. 현대퓨처넷은 상장법인으로 남고 기존 사명을 사용하게 된 신설 자회사 현대HCN은 비상장법인이 된다. 분할기일은 오는 11월 1일이다.

    지분 매각은 이르면 다음달 중 경쟁 입찰 방식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관련업계에선 이번 매각 결정 배경을 두고 최근 유료방송시장이 이동통신 3사 중심으로 재편됨에 따라 향후 경쟁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통신 3사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KT(KT+KT스카이라이프)가 31.31%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CJ헬로(현 LG헬로비전) 인수를 최종 승인 받은 LG유플러스가 24.72%로 2위,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 합병을 통해 24.03%로 3위에 오른 상태다. 현대HCN은 4.07%의 점유율로 딜라이브(6.09%), CMB(4.73%)에 이어 6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HCN의 매각 결정에 따라 유료방송시장 내에서도 또 다시 M&A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현대HCN의 경우 서울·부산·대구 등 대도시 중심의 8개 SO 사업권을 확보하고 있으며, 서울에만 알짜 권역으로 꼽히는 3개 SO(서초, 관악, 동작)를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 수익 확보가 가능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현대HCN의 최근 3년 간 영업이익은 2016년 492억원, 2017년 493억원, 2018년 467억원이다. 지난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약 700억원으로 알려졌다. 매각가가 7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만큼 딜라이브 인수에 비해 비용 부담이 덜하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의 경우 양사 간 점유율 격차가 1% 미만인 만큼 M&A를 통해 2위 자리를 탈환하거나 현재 입지를 굳힐 수 있다. M&A 성사 시 KT와 점유율 격차가 2~3%p에 불과해 1위 탈환도 사정권으로 들어오게 된다. 

    KT 역시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사실상 일몰된 시점에서 2·3위 사업자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만큼 눈여겨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와의 합병법인 출범을 남겨둔 상태이며, LG유플러스도 지난해 출범한 LG헬로비전의 조직·사업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어 손쉽게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T도 합산규제 폐지에 따른 사후규제 논의가 길어지면서 당장 M&A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따라 M&A 추진에 대한 신중론도 부각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HCN은 통신 3사 모두에게 매력적인 매물로 꼽히지만 각사가 처한 사업 환경으로 M&A 결정까지 상당한 논의를 거치게 될 것"이라며 "M&A 부담 해소를 위해 비용을 낮추기 위한 물밑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