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힌드라 2300억 지원 계획 철회월 판매 1만대도 못미쳐현금 흐름 불안정… 7월 산은 차입금 900억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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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자동차 경영 정상화에 먹구름이 꼈다. 지난 3일 최대 주주인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차 회생을 위해 지원하기로 약속한 2300억원 신규 투자 계획을 철회하면서다.

    쌍용차는 마힌드라가 당초 밝혔던 400억원은 이상없이 지원된다며 마힌드라 철수 의혹에 선을 그었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올해 신차 출시 계획이 없는 쌍용차로서는 판매 확대를 기대하기도 어려워, 결국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인도 마힌드라그룹은 지난 3일 특별이사회를 열고 쌍용차에 투입하려 했던 2300억원 신규 자금을 지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우한폐렴) 확산으로 그룹 전반에 현금 흐름이 불안정한 가운데 쌍용차에 대규모 자금을 쏟아붓는 것은 무리라 판단한 것이다. 단 마힌드라는 향후 3개월간 최대 400억원의 운영자금을 지원하며 대주주로서 최소한의 책무는 다한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차에 대한 신규 자금 투입을 철회한 것을 놓고 미래 발전 가능성이 크지 않다 판단한 것으로 분석한다. 여기에는 주요 모델이 날로 노후화되며 판매 감소가 두드러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지난 3월 내수 6860대, 수출 2485대 등 총 9345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무려 31.2% 감소했다.

    판매 급감의 최대 요인은 대표 모델 티볼리의 부진이다. 지난달 티볼리 판매는 1914대로, 전년 동월 대비 43% 줄었다. 판매의 한 축을 담당했던 렉스턴 스포츠 또한 36.9% 감소한 2582대가 팔리는데 그쳤다.

    쌍용차는 지난해 6월 티볼리 부분변경 모델인 베리 뉴 티볼리를 출시하며 반등의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지난해 7월 기아 셀토스에 이어 올해 1월 한국지엠의 트래일블레이저, 3월 르노삼성의 XM3 등 경쟁모델의 잇따른 출시에 별다른 신차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문제는 올해 또한 판매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쌍용차는 브랜드 첫 전기차를 내년 초에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에는 계획된 신차 출시 일정이 없다. 결국 기존 모델로만 판매 확대를 노려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시황이 침체된 터라 더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최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자금 지원 계획을 철회하면서 쌍용차 경영정상화엔 빨간불이 켜졌다. 당장 올해 7월 만기가 돌아오는 산업은행의 900억원 차입금을 막기에도 역부족이다. 쌍용차는 만기 연장 등을 요청해 우선 숨통을 틔운다는 계획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일각에서 올해 만기 차입금이 2450억원이라 얘기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산은의 단기 차입금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마이너스 통장 같은 개념이라 산은의 900억원이 올해 갚아야할 금액이라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힌드라 지원 자금 등을 합하면 산은의 단기 차입금을 당장 갚을 순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장기적인 발전을 기약하긴 힘들다"며 "차입금 상환에 대해선 만기 연장 등을 놓고 산은과 협의해 나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마힌드라는 지난 2월 열린 이사회에서 쌍용차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2300억원을 지원하겠다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전제로 산업은행엔 비슷한 규모의 자금을 지원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일각에선 이번 마힌드라의 지원 철회가 산은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란 분석도 나온다. 쌍용차가 무너질 경우 5000명에 달하는 실직자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2차, 3차 협력사를 더할 경우 이보다 훨씬 더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