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소 결정 전에 불참 선언, 환불 어렵다"전시 면적 2200~2500㎡ 기준 참가비 4억1200만원"지켜보자" 시간 끌다 허겁지겁 취소
  • ▲ 2018년 열린 부산 국제 모터쇼 내 한국지엠 전시 공간 ⓒ한국지엠
    ▲ 2018년 열린 부산 국제 모터쇼 내 한국지엠 전시 공간 ⓒ한국지엠
    부산 국제 모터쇼에 참가할 예정이었던 자동차 업체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개최 일정이 전면 취소되면서 대책을 하루아침에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동안 “좀 더 지켜보자”는 사무국의 서툰 대응이 혼란을 키웠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특히 먼저 참가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한국지엠, 캐딜락은 억 단위 계약금을 못 받을지도 모르는 처지다. 사무국이 갈팡질팡하고 있는 사이 현장의 불신은 더욱 커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 모터쇼 사무국은 개최가 무산 됐으나 한국지엠, 캐딜락에 대한 환불 여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사무국 측은 “두 업체는 취소 결정이 내려지기도 전에 불참을 선언했다”며 “정해진 약관을 적용할 경우 환불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코로나19(우한폐렴)라는 특수한 상황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각도로 협의에 나설 예정”이라며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부산 모터쇼는 자발적으로 참가를 포기한 한 경우 위약금을 내도록 하고 있다. 참가규정 제11조에 ‘해약 및 환불’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 이후 참가 취소를 하면 전체 참가비 또는 축소분(계약금) 전액을 위약금으로 차감한다.

    통상 완성차 업체 기준 전시 면적이 2200~2500㎡인 점을 감안하면 참가금액은 4억1200만원가량이다. 이 중 절반인 계약금은 약 2억600만원에 달한다. 특히 올해는 참가할 업체가 적어 업체별로 할당된 공간이 더 큰 것으로 전해졌다.

    업체 입장은 다르다. 코로나19 여파를 고려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한국지엠의 경우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지침에 의해 참가가 어려울 것 같으니 협의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는 주장이다. 불참하기로 최종 결정한 건 아니라는 취지다.

    사무국 관계자는 “같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처지인 것을 알고 있다”면서 “다만 또 다시 이런 상황이 일어날 수 있어 규정까지 손대야 하는 난해한 문제”라고 답했다. 계약금 환불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 ▲ 2018년 열린 부산 국제 모터쇼 ⓒ부산 국제 모터쇼 공식 홈페이지
    ▲ 2018년 열린 부산 국제 모터쇼 ⓒ부산 국제 모터쇼 공식 홈페이지
    지켜보던 자동차 업체는 신차 효과가 반감될 우려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당장 출시 행사를 위한 장소 섭외와 일정 조율 등 필수적인 준비 사항을 서둘러야 한다.

    준비 과정에서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도 많다. 그동안 사무국 측은 ‘다소 진정되지 않겠느냐’는 관측 속에 강행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모터쇼가 줄줄이 취소된 것과 정반대 행보다.

    실제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3월), 중국 베이징 모터쇼(4월), 프랑스 파리 모터쇼(10월) 등이 이미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계약금을 낸 이후 여러 번 문의했는데 그때마다 지켜보자는 답변을 들었다”며 “무대뿐 아니라 벽면 제작, 행사 운영대행 업체와 계약 등 수습할 일이 많다”고 호소했다.

    지난 6일 사무국은 코로나19 확산에 다음달 28일 열릴 예정이던 부산 모터쇼를 취소하기로 했다.

    사무국 측은 “모터쇼 관람으로 발생할 수 있는 집단감염 가능성과 우려 등에 취소를 결정하게 됐다”며 “가장 중요한 시민의 안전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릴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