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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EUA, Emergency Use Authorization)이 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 대한 수출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현재 FDA 공식 홈페이지에는 지난 6일까지 총 29개사의 코로나19 진단키트가 긴급사용승인 허가를 받은 것으로 게재돼 있다.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29개사 중에 국내 업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밤(미국 시각 24일 오전)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 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FDA 승인이 이뤄지도록 즉각 조치하겠다고 화답한 바 있다.
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한 국내 업체는 코젠바이오텍, 씨젠, 솔젠트, 랩지노믹스, 진매트릭스 등이 있다. 이들 업체는 FDA로부터 승인 소식을 받길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하염없이 기다리는 중"이라며 "FDA 레터가 오는 대로 즉각 긴급사용승인 소식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국내 업체들 중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곳도 있다.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FDA의 긴급사용승인 허가를 받는 방법도 있지만, 주 정부가 관리하는 진단검사회사(CLIA Laboratory)의 검증 절차를 통해 시장에 들어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씨젠의 경우 미국에서도 로스앤젤레스(LA) 시의회와 LA 카운티가 씨젠 진단키트 2만개를 125만 달러(약 15억 3800만원)에 구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도 지난달 25일 자회사인 EDGC 헬스케어를 통해 미국 주정부에 관계사 솔젠트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 6일에는 수젠텍과 바디텍메드가 코로나19 항체진단키트로 FDA의 등록을 통해 미국 각 주 정부에 공급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항체 진단 방식은 특별한 실험실이 필요 없고 전문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실시할 수 있고, RT-PCR 방식에 비해 검사 시간이 15~20분 정도로 짧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는 정확도가 높은 '실시간 역전사 중합효소연쇄반응(Real-Time PCR, 이하 RT-PCR)' 방식으로 개발한 코로나19 진단키트만 긴급사용승인 대상으로 한정하고 있다. 질본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업체는 코젠바이오텍, 씨젠, 솔젠트, 에스디바이오센서, 바이오세움 등 5개사뿐이다. 코로나19 항체진단키트로 수출용 허가를 획득한 국내 업체로는 에스디바이오센서, 피씨엘, 수젠텍, 휴마시스, 바디텍메드 등이 있다.
미국 FDA도 RT-PCR 방식의 코로나19 진단키트들만 긴급사용승인을 해오다 지난 1일 셀렉스(Cellex)의 신속진단키트 1건에 대해 긴급사용승인을 내줬다.
이에 질병관리본부도 항체 진단키트를 RT-PCR 방식 진단키트의 보조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은경 질본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최근 "미국에서 최근 항체 진단키트가 1건 승인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서 진단이 필요한 경우에는 보조적인 수단으로 이런 항체검사법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 항체진단키트의 FDA 긴급사용승인 소식에 국내 제조사들의 수출 확로가 더욱 커졌다고 기대하고 있다.
정승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항원과 항체를 이용한 면역진단키트가 승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 2월 FDA의 발표 당시만 해도 낮은 정확도와 항체 개발이 오래 걸린다는 점을 이유로 사용을 권장하지 않았다"면서 "이번 승인을 통해 면역진단이 정식으로 코로나19 진단방식으로 인정받았다는 점과 국내 제조사들의 수출활로가 더욱 확대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