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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배달의 민족(이하 배민)'의 수수료 개편 논란이 한창 일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가 투자금 회수를 놓고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당 논란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딜리버리히어로-우아한형제들'간 인수합병 심사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네이버가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2017년 배민 운영 회사인 '우아한형제들'에 35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네이버는 당시 "인공지능 비서, 스피커 분야에서 음식 배달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며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업계 1위 배민과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후 '간편주문' 기능 신설하고 쇼핑 물품 구매 후 물건 배달은 물론, 배민을 입점시켜 음식 배달 중개서비스 영역에도 나섰다.
그러나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지난해말 우아한형제들을 약 4조 8000억원에 인수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네이버의 투자금 회수 여론이 확산됐다.
투자 회사가 매각을 당하는 상황인데다, 외국계 자본에 흡수되는 만큼 리스크가 커 투자금을 회수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렸다.
네이버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되고 있어 아직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배민 수수료 논란'으로 기업결합이 불허가 날 가능성이 커져 투자금 유지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공정위는 본 사태 이후 우려를 표하며 강도 높은 시장 독과점 조사를 예고했다.
배민이 공정위의 기업결합, 독과점 심사 중에도 자신 있게 수수료 체계를 바꾼 것은 그만큼 시장 지배력이 막강하고, 가맹점인 식당 등 소상공인과의 수수료 협상력에서 절대적 우위에 있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는 시각이다.
딜리버리히어로는 배달앱 업계 2위 요기요와 3위 배달통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우아한형제들까지 인수하게 되면 국내 배달 앱시장의 90%를 독점하게 된다.
네이버 측은 "이미 배민에 대한 투자금을 회수 했다는 보도들도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아직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아직 관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배민은 지난 1일 주문별로 수수료 5.8%를 부과하는 '오픈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 정액제(월 8만 8000원) 광고료 방식의 '울트라콜'에서 '정률제'로 변경한 것이다.
이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독과점의 횡포가 시작됐다"며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정치권과 소비자 단체가 힘을 실으며 논란이 점점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