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율 2년간 꾸준히 확대… 모두 2%p 상승사업회사 사업성 높게 평가"배당금 챙기면서 경영딴지는 이율배반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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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이 지난 2년간 효성그룹의 지분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 반영이라는 평가가 많지만 일각에선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혼재한다.

    10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보유한 효성그룹 계열사 지분은 중공업만 제외하고 모두 2%포인트 이상 늘었다. 비교시점인 2018년은 효성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사업회사들을 재상장한 때이다.

    계열사별 구체적인 지분율은 ▲㈜효성 9.84% ▲효성티앤씨 13.06% ▲효성첨단소재 10.97% ▲효성중공업 5.39% ▲효성화학 12.30% 이다.

    세곳의 지분율이 한자릿수에서 두자릿수가 됐다.

    앞서 지난해 9월 기준 지분율은  ▲㈜효성 7.2% ▲효성티앤씨 9.29% ▲효성첨단소재 8.2% ▲효성중공업 12.07% ▲효성화학 6.86% 이었다. 중공업은 크게 줄였지만 다른 네 곳은 꾸준히 매입한 결과다.

    2년 전과 비교하면, 효성화학이 5.54%포인트 상승해 가장 크게 늘어났다. 이 외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도 각각 3.37%포인트, 2.27%포인트씩 증가했다.

    대체적인 평가는 실적개선을 이룬 효성그룹주에 대한 국민연금의 관심이 크다는 분석이다. 성장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효성은 지난 2018년 지주사와 사업회사 분할 이후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 지난해 매출 18조119억원, 영업이익 1조102억원을 달성하며 지난 2016년(영업이익 1조163억원) 이후 3년 만에 영업이익 1조클럽에 재가입했다.

    계열사별 전망도 긍정적이다.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 악재에도 실적 반등을 점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수요 개선시 수익성 회복과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효성첨단소재도 탄소섬유와 아라미드의 선전이 기대되고 있다. 

    효성화학 역시 PP(폴리프로필렌) 부문에서 브랜드가치 제고로 수익성이 확대됐다. 올해 영업이익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효성중공업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반덤핑 관세 부과 등으로 다소 부진한 모습이나 건설 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버팀목이 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국민연금은 최근 효성중공업 지분율을 크게 줄였다. 연금측은 지난달 19일 효성중공업 지분율이 기존 9.48%에서 5.39%로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실적과 사업 성장성에 기초해 투자에 나선다는 것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있다.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오너가 사내이사 선임안에 반대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서고 있는 모습 때문이다.

    당시 국민연금은 반대 이유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이력" 등을 들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국민연금의 행태가 이율배반적이라고 지적한다.

    지분을 꾸준히 늘려 배당금을 챙겨가는 것과  배치된다는 것이다.

    실제 조현준 회장 등은 지난 주총에서 주주 찬성 70% 이상을 얻어 국민연금의 반대를 무색하게 했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앞으로의 실적과 사업성장성이라고 볼 수 있다"며 "국민연금이 겉으론 국민 노후를 위한 수익확보를 내세우면서 기업 경영에 무리하게 개입하는 건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